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봉쇄조치가 아닌 이례적으로 ‘집단면역’ 대응법을 택했던 스웨덴이 항체 검사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수도 스톡홀름 인구의 7.3%만이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갖게 된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CNN방송 등은 21일(현지시간)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임상역학담당 수석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지난달 말까지 수도 스톡홀름에서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비율이 전체 인구의 7.3%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텡넬 수석연구원은 “기대보다는 조금 낮지만 아주 낮다고 말할 수준보다는 1~2% 정도 높다”며 “우리의 예측모델에 매우 부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조사는 일주일 내 1,118건의 검사 결과를 토대로 인구 내 잠정 집단면역을 추정하기 위해 진행됐다. CNN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매 8주 단위로 일주일간 같은 수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집단면역을 만드는 데 인구의 70~90%가 항체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 결과는 그에 훨씬 못 미친다는 점이다. 앞서 스웨덴 정부는 지난달 당시 5월 초까지는 스톡홀름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마이클 미나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전염병학과 부교수는 최근 공영라디오 인터내셔널의 더 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집단감염보다 백신이 면역력을 더 빨리 모으게 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집단면역 실험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상과 경제활동을 최대한 유지하고 있는 스웨덴의 누적 확진자 수는 3만1,523명이며,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는 6명 이상으로 노르딕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이에 대해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과 스웨덴 보건경제연구소(IHE)의 피터 린드그렌 상무는 자국 내 사망자 관리 실패를 인정한 바 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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