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일본에 코로나 방역물품 지원 알려지자
현지선 “속셈 있을 것” “감사하다” 반응 엇갈려
경북 경주시가 일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방역물품을 지원한 것을 놓고 거센 비난을 받는 가운데 일본 현지에서도 “괜한 빚을 만들기 싫다. 필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의에는 감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22일 일본 포털 사이트 야후에는 ‘한국 경주시, 나라와 교토에 보호복 등 전달... “정말 곤란할 때 돕는 것이 진정한 친구”’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됐다. 해당 기사에서는 경주시가 이달 17일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나라시와 교류도시인 교토시에 각각 비축 방호복과 방호용 안경을 항공편으로 보냈다고 전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의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진정한 친구이자 이웃이다. 지금은 한일 양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발언도 소개됐다.
한일 외교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악화된 상황에서 전해진 소식인 만큼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해당 기사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곤란할 때 돕는 것이 진정한 친구라니. 한국이 곤란한 상황이니 일본에 통화 스와프를 요구하려는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댓글을 쓴 누리꾼은 “(요구를) 거절하면 ‘친구로 취급해줬는데 일본이 배신했다’며 반일을 부추길 것”이라며 “위안부 횡령 문제와 경제 실책을 속이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피크를 지나서 진정된 지금? 정말 어려움을 겪을 때는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이라거나 “지금은 (보호장비가) 바로 필요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라는 댓글이 공감을 얻었다. 또 “한국을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는 일본인은 없다”며 “정중하게 거절해야 한다. 이런 곳에서 빚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는 부정적 반응도 이어졌다.
한편 경주의 지원을 계기로 양국이 화합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서 한 일본 누리꾼은 관련 소식을 전하며 “이를 시작으로 쌍방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일본과 한국에서 나오는 비판도 이해하지만, 선의에는 감사를 표해야 한다”며 경주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