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 개최, 유기농 신산업 국제교류 중심으로
충북이 또 한 번의 유기농산업 엑스포를 통해 세계 유기농업 중심지로 도약한다. 무대는 2022년 가을 괴산군 괴산읍 일원에서 열리는 ‘2022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다.
충북도가 괴산군,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과 공동 주최하는 이 엑스포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5년 괴산에서 유기농 분야의 세계 첫 국제행사로 1회 엑스포가 펼쳐진 바 있다. 당시 외국인 6만명을 비롯해 총 108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유기농 3.0괴산 선언’으로 유기농 미래 가치를 제시하는 등 엑스포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충북도가 7년 만에 다시 유기농엑스포를 개최하는 것은 1회 행사의 성과를 이어 미래 유기농산업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다.
김성식 도 농정국장은 “첫 대회가 유기농의 가치를 알리고 국민적 관심을 키우는 전시행사 중심이었다면, 2022년 대회는 단순 농식품을 넘어 미용 의약 건축 등 온갖 분야로 진화하고 있는 유기농 신산업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엑스포를 통해 괴산은 국내 유기농업의 핵심 기지로, 유기농 산업의 국제적 교류협력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엑스포 개최지인 괴산군은 자타가 공인하는 유기농업 본고장이다. 국내 유기농 운동이 괴산에서 움텄고, 최초로 유기농업군이라 선포한 곳도 바로 괴산이다.
괴산은 유기농을 하기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이다. 한강 금강 낙동강 등 3대 하천의 발원지인 괴산은 속리산 월악산 조령산 칠보산 등 수려한 산을 품었다. 높은 산세는 깊고 맑은 골을 빚었다. 괴산호는 사시사철 1급수를 자랑한다. 괴산은 자연재해가 없어 생태환경이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도 꼽힌다.
청정한 자연 덕분에 괴산에는 일찍부터 유기농 단체들이 둥지를 틀었다. 국내 유기농업의 선구자인 흙살림이 1980년 중반 불정면에 자리를 잡고 우리 토양과 기후에 맞는 유기농법을 연구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한국자연농업협회는 1997년 청안면에 자연농업연구소와 자연농업학교를 세워 활동 중이다. 생활협동조합인 한살림은 주요 농축산물 공급량의 70%를 괴산지역 농장에서 공급받고 있다.
국내 굴지의 유기농 식품업체인 풀무원은 청천면에 농장을 가꾸고 연수원(로하스아카데미)을 운영 중이다. 이곳은 풀무원 설립자인 고(故)원경선(1914~2013)선생이 말년을 보낸 곳이다.
괴산에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유기농 조직도 많다. 눈비산마을(소수면) 솔뫼공동체(청천면) 사랑산공동체(청천면) 느티나무공동체(괴산읍) 등 곳곳에 생산자단체가 있고, 유기농업 작목반은 60개가 넘는다.
괴산군은 이를 자양분으로 일찍부터 유기농업을 지역 전략산업으로 키웠다. 2007년 ‘친환경농업군’선언에 이어 2012년 전국 최초로 ‘유기농업군’을 선포한 뒤 유기농 생산 확대, 유기농 전문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년 1회 엑스포 유치를 계기로 괴산군은 유기농 발전을 위한 국제교류 행보에도 적극 나섰다. 그 해 9월 결성된 아시아지방정부유기농협의회(ALGOA)에서 의장국으로 선출돼 지금까지 모임을 이끌고 있다. ALGOA는 아시아 18개국 230여개 지자체와 유기농 단체들이 참여하는 아시아 대표 유기농 협의 기구다. 군은 글로벌 행보를 더 넓혀 지난 2월에는 유럽 유기농 협의체인 에코리전, 남북 아메리카 유기농 협의기구인 리제너레이션 인터내셔널과 유기농 발전을 꾀하는 다자 업무협약을 했다.
이에 발맞춰 충북도는 ‘유기농특화도’ 정책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유기농특화도는 괴산을 중심으로 청주ㆍ충주ㆍ제천ㆍ증평 등 인근 지역을 묶어 충북을 유기농업 중심지로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사업을 위해 도는 2014년 유기농 전담부서 설치, 관련 조례 제정을 거쳐 유기농 육성 시책에 힘을 쏟고 있다. 괴산에 충북 유기농업연구소를 설치(2016년)해 운영중이며, 2018년에는 전국 처음으로 유기농업공영관리제 시행에 들어갔다. 유기농업공영관리제는 유기인증 면적을 늘리기 위해 유기농 인증 비용, 유기농 전환시 발생하는 손실을 농가에 보전해주는 제도다.
도는 지난해부터 산모에게 1인당 18만원 상당의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지원하고 있다. 유기농 소비층을 확대하기 위해 시작한 이 사업은 친환경농업 육성과 출산장려 등 두 가지 효과를 보는 우수사례로 꼽혀 국가 시책으로 채택됐다.
충북도는 식료품가공ㆍ물류 등 유기농 관련 기업과 주거시설, 유기농체험장을 갖춘 복합단지 유치에도 공을 들였다. 그 결과 국내 최대 생협인 아이쿱이 괴산군 칠성면(1단지)과 괴산읍(2단지)에 2,000억원을 투자해 총 103만㎡규모의 ‘자연드림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이들 단지가 모두 완공되는 2022년 이곳엔 40여개 유기식품 업체가 입주해 1,300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또 450가구 규모의 유기농 테마마을이 조성되고 유기농한의원, 영화관, 친환경공예체험관, 숙박시설 등도 들어선다. 유기농의 모든 것을 체험하면서 관광도 즐길 수 있는 ‘유기농 신도시’인 셈이다.
아울러 청주와 충주에는 유기농 소비 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테마파크형 복합서비스 단지를 건립했거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유기농 인프라를 토대로 2022년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치러 세계적 유기농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도의 계획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안전한 먹거리 선호로 유기농은 미래 가장 촉망받는 신성장 산업으로 부상했다”며 “국내 유기농 산업을 주도해온 충북이 괴산유기농산업엑스포를 통해 유기농 메카로 확고히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2022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는
2022년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17일간 괴산읍 유기농엑스포 공원에서 열린다. 주제는 ‘유기농이 여는 건강한 세상’. 81만㎡의 행사장에는 유기농3.0괴산선언 주제전시관, ALGOA국제협력관, 유기식품산업관, 유기농자재산업관, 유기농펫케어산업관, 유기농헬스케어산업관 등 6개 전시관이 들어선다. 국제 학술행사, 유기농진로체험 학교 등도 진행된다. 2022괴산선언에는 구체적인 유기농산업 육성 실행계획을 담을 참이다. 주최측은 국내외 419개 유기농 산업 관련 업체들이 참여해 382억원 이상의 생산ㆍ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충북도와 괴산군은 올해 국제행사 승인, 예산확보를 거쳐 내년 1월 조직위원회를 구성한 뒤 본격적인 행사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예산은 국비 지원금을 합쳐 총 190억원. 관람객 유치 목표는 72만명 이상이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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