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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거나 이동할 때 마스크 내려도…” …물류센터 방역관리 허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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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거나 이동할 때 마스크 내려도…” …물류센터 방역관리 허점 우려

입력
2020.05.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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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 특성 반영한 세부 방역지침 필요성도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27일 오후 경기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 담장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천=연합뉴스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27일 오후 경기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 담장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천=연합뉴스

승승장구하던 온라인 쇼핑몰 쿠팡과 마켓컬리가 자체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더구나 방역당국이 물류센터에서 방역 지침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우려마저 커지는 모습이다.

27일 보건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경기 부천 물류센터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오전 9시 기준 36명에 이른다. 이 중 32명은 물류센터 근무자이고, 나머지 4명은 이들과 동거하는 가족이다. 이날 마켓컬리의 서울 송파구 장지 물류센터 근무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1명 발생했다.

잇따른 물류센터발 코로나19 확진 발생에 대해 이들 업체는 지금까지 보건당국의 방역 지침을 준수해왔다며 당혹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해당 지침이 현실적으로 강제성이나 구속력을 갖진 못한다는 점에서 물류센터 내부의 방역 관리에 일부 ‘구멍’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쿠팡 물류센터의 경우 구내식당과 셔틀버스, 흡연실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쿠팡은 물류센터 근무자들의 식사를 위해 내부에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당초 1시간이었던 식사시간을 코로나19 사태 이후 2시간으로 늘려 근무자들의 식당 방문을 분산시켰고, 거리두기를 위해 식당 내 일부 의자를 치워 자리 간 간격을 넓혀 놓았다. 하지만 식사 중에는 부득이하게 마스크나 장갑을 벗어야 하기 때문에 다수가 모이는 시간대에는 비말(침방울) 전파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보통 물류센터 근무자들은 오전과 오후, 새벽 등 시간대를 나눠 일한다. 특히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처럼 출퇴근 교통편이 마땅치 않을 때는 근무자들 상당수가 물류센터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좁은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여 이동하는 만큼 셔틀버스 안은 감염병이 쉽게 전파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대다수 업무가 자동화해 있는 첨단 물류센터에서는 근로자 간 일하는 간격이 다닥다닥 붙어 있진 않다. 방역을 위해 서로 떨어져야 하는 1~2m 정도 거리는 어렵지 않게 지켜질 수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방역당국이 지목한 식당이나 흡연실, 셔틀버스 같은 작업장 외부 공간에선 이만한 거리가 항상 유지되기 어렵다.

온라인 쇼핑몰 쿠팡이 운영하는 물류센터 내부. 쿠팡 제공
온라인 쇼핑몰 쿠팡이 운영하는 물류센터 내부. 쿠팡 제공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일하는 업무의 특성상 물류센터에서는 일반적인 근무 환경보다 마스크가 더 불편할 수 있다. 게다가 대다수 물류센터가 대규모로 운영되기 때문에 근로자 개개인의 방역 지침 준수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스크나 장갑을 미처 구비하지 못한 근로자들에게 회사가 이를 제공해도 근로자 스스로가 철저히 착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근무자들이 작업 중 서로 업무 내용을 전달하거나 휴식을 취할 때 마스크를 잠시 내리거나 벗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관리자들이 위반 사항을 구두로 경고하거나 센터 내 곳곳에 지침을 붙여 놓기도 하지만, 모든 근로자를 24시간 내내 밀착 감시하지 않는 한 방역 지침이 100% 준수되고 있는 지는 확인할 길이 사실상 없다”고 귀띔했다.

물류센터 근무자의 상당수가 일용직이라는 점도 방역 관리를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일하는 사람이 수시로 바뀌니 관리자 입장에선 개인 성향을 세밀히 파악하기도, 잘못을 강력하게 질타하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주문 받은 물품을 보관, 선별, 배송하는 물류센터는 온라인 쇼핑의 핵심 인프라이자 소비자와 연결되는 최접점이다. 물류센터에 차질이 생기면 배송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이번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며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도에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SSG닷컴과 11번가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물류센터의 특성을 고려한 별도의 방역 세부 지침 마련 여부를 관계 부처와 논의하기로 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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