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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괜찮을까” 깜깜이 확진자 속출에 불안한 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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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괜찮을까” 깜깜이 확진자 속출에 불안한 등교

입력
2020.05.28 14:24
수정
2020.05.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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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경로 모르는 확진자 지속 발생에 등교개학 학부모 안절부절

2차 등교개학 첫날인 27일 대구 수성구 오성고 정문 차단시설이 닫혀 있고 기둥에는 31번 확진자 발생 직후 부착한 학교출입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2차 등교개학 첫날인 27일 대구 수성구 오성고 정문 차단시설이 닫혀 있고 기둥에는 31번 확진자 발생 직후 부착한 학교출입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대구 수성구 오성고 운동장. 갑자기 방역복 차림의 사람이 들어서더니 간이 선별진료소 텐트를 설치하는 등 부산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 학교 학생 1명이 전날 밤 확진됐다는 통보에 따라 해당 학생과 한 반인 학생과 수업을 한 교사 등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 방역당국은 검체채취를 다 마치고 곧바로 철거했다.

같은 날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도서관 야외 광장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인근 한상철수학학원에서 원장이 확진판정을 받은 때문이다. 대구지역 입시ㆍ보습학원 강사에 대한 전수검사 도중에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이곳 임시선별진료소와 대구스타디움 선별진료소에서 수강생 90여명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앞서 지난 20일엔 대구농업마이스터고 3학년 1명이 등교개학 첫날 확진판정을 받아 기숙사를 함께 쓴 학생과 반 친구, 일부 교사들이 진단검사를 받고 1주일간 등교를 중지했다 27일 재개됐다.

다행히 오성고와 학원 두 곳 모두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태원, 쿠팡발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방역당국과 지역 교육계는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또다시 한 고비를 넘긴 셈이다.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오성고와 관련해서 64명, 수학학원 수강생 91명에 대한 진단검사 결과 27일 낮까지 검체채취 오류에 따른 재검사와 ‘미결정’으로 인한 재검사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음성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확진자 모두 감염경로가 불확실하다는 게 심각하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신천지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2월18일부터 5월27일 0시 현재까지 대구지역 확진자는 6,880명에 이르는 만큼 드러나지 않은 무증상 감염자가 곳곳에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등교개학 첫날 확진판정을 받은 대구농업마이스터고 학생도 최초 감염 경로가 불확실하다.

최근 대구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감염자 중 해외유입이나 이태원발을 제외하면 대부분 감염원이 확실치 않다.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전수 조사 과정에 서 잇따라 발생한 확진자 5명도 대부분 언제 어디서 어떻게 걸렸는지 알기 어려운 실정이다.

학교, 학원 등에서 확진자가 산발적이긴 하지만 계속 나오자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수성구 일대 학교와 학원가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27일 오전 확진자가 나온 것도 아닌데 특정 당구장이나 학원에 다닌 적이 있으면 선별진료소로 가라고 하는 문자가 와서 놀랐다”며 “아는 엄마들끼리 메시지를 공유하며 ‘우리 애는 괜찮을까’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고3은 수시를 위한 학생부 관리가 필수적인데 가뜩이나 재수생보다 불리한데 입시에서 큰 불이익을 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태원이나 쿠팡물류센터를 통한 집단감염은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수칙만 잘 지키면 한두 명은 몰라도 무더기 감염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이태원이나 쿠팡은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아 벌어진 사태지만, 1,100여명이나 접촉한 부산의료원 간호사 부녀, 대구농업마이스트고, 오성고, 수학학원 모두 추가 확진자가 거의 없다. 집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 원칙을 잘 지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2학기 등교도 어려울 수 있다”며 “일부 교사, 학생, 학원강사 등에 대한 사전 진단검사, 등교일 및 시간 분산, 등교선택권 부여 등을 통해 밀접도를 최대한 낮추고 철저한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으로 안전한 등교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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