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띄어쓰기를 잘못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품사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며, 둘째는 실제 발음 습관에 영향을 받는 때이고, 셋째는 자주 접하지 못하는 표현을 쓸 때다. 앞말과 반드시 붙여 써야 하는 조사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첫째로 ‘일밖에 관심 없다’와 같은 문장에서 ‘일밖에’를 ‘일(명사)+밖(명사)+에(조사)’로 잘못 알고 ‘밖에’를 띄어 쓰는 경우인데, 그럴싸한 면이 있다. 한자어 명사 ‘외’(外, 바깥)를 사용한 ‘일 외에 관심 없다’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장에서 ‘밖에’는 ‘명사+조사’가 아니라 ‘뿐, 만’처럼 조사이며 반드시 부정을 나타내는 말이 따른다. ‘밖에’의 띄어쓰기가 헷갈린다면 같은 뜻의 ‘바깥+에(명사+조사)’로 풀어보자. ‘눈 밖에 난 사람’은 ‘눈 바깥에 난 사람’으로 대체되므로 ‘밖에’를 띄어 쓴다. 그러나 위의 문장은 ‘일 바깥에 관심 없다’로 쓸 수 없으므로 ‘밖에’는 앞말에 붙여야 한다.
둘째로 여러 조사가 결합할 때도 모두 붙여야 하는데, 길어서 살짝 끊어 말하는 습관이 글로 옮는 경우다. ‘집에서만이라도’의 ‘에서’, ‘만’, ‘이라도’가 조사인 줄 아는 사람도 정작 글을 쓸 때는 말의 영향을 받아 ‘집에서V만이라도’라고 잘못 띄기도 한다.
셋째로 쓰임새가 줄어드는 조사 ‘그래/그려’, ‘커녕’과 같은 것이다. ‘그래/그려’는 ‘가세그려’처럼 일부 종결 어미 뒤에 붙는 강조보조사이고 ‘커녕’은 조사 ‘는’과 묶여 ‘는커녕’꼴로 쓰이는 조사이지만 ‘가세V그려, 가기는V커녕’처럼 잘못 띄어 쓸 때가 많다.
이렇게 띄어쓰기는 문장의 구조 분석도 잘해야 하지만 독서를 통해 고금의 다양한 문장을 접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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