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ㆍ주호영 원내대표와 첫 회동
3차 추경ㆍ공수처 출범 협조 요청도
朱 “야당에 공수처장 임명 비토권”
법 처리 문제 삼으며 사실상 반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ㆍ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대대표는 28일 정무장관직 신설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 여야 협치를 제도적으로 강화하자는 취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문제에는 입장차를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7월 출범에 차질이 없도록 공수처장 임명안 국회 처리에 대한 통합당의 협조를 당부했지만,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장 임명 비토권’이 야당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를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이달 초 여야 원내사령탑이 새로 들어선 이후 처음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정무장관 신설을 제안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자신이 특임장관(정무장관)을 맡았던 경험을 언급하며 “정부 입법 통과율이 4배로 올라갔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의논해 보라”고 배석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를 ‘세계적 대공황 이후 처음’이라고 규정하면서 21대 국회에서 통합당이 입법 협조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위기 극복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 등의 신속한 처리와 함께 “공수처의 7월 출범이 차질 없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가 아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지정)을 통한 공수처법 처리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실상 반대했다. 주 원내대표는 “야당이 추천하는 공수처장 추천위원 2명은 민주당이 야당에 비토권을 준 것이라 그 2명이 반대하면 처장 임명이 안 된다”며 “그것을 꼭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도 이에 공감을 표했다고 주 원내대표는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아울러 박근혜 정부 시절 이석수 특별감찰관 이후로 3년여동안 공석으로 비어 있는 특별감찰관의 조속한 임명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감찰관과 공수처의 기능 중복 우려를 언급하며 “같이 둘지 없앨지를 국회서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과 양당 원내대표는 협치를 위한 노력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협치의 쉬운 길은 대통령과 여야가 자주 만나는 것으로, 아무런 격식 없이 만나는 게 좋은 첫 단추”라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현안이 있으면 얘기하고,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 정국을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도 협치와 통합을 표방했으나, 실제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두 원내대표는 이날 합의문은 쓰지 않았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