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를 곁들여서라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려 했지만… 결과는 씁쓸하기만 했다.”
29일 비공개로 진행된 여야 원내대표 만찬 회동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이렇게 밝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입장 차를 한 발자국도 좁히지 못했다는 뜻에서다.
이날 만찬 회동은 지난 14일 첫 원내대표 회동에서 약속한 것이 배경이 됐다. 당시 여야 원내대표는 24분 간 대화를 나누며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의사일정에 합의했다. 28일에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하며 원 구성을 포함한 여러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시간 40분동안 함께였다.
청와대 회동 다음 날인 29일. 여야 원내대표는 2시간 동안 술을 곁들여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이 날은 21대 국회 시작 하루 전날이기도 했다. 주요 안건은 원 구성 협상이었다. 양 측은 협상의 마지노선을 서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원내대표는 “법사위와 예결위는 양보할 수 없다”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고 한다. 법사위와 예결위를 야당이 가져가야 6월 5일 국회 개원에도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6월 5일 국회 개원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21대 국회는 국회법에 명시된 대로 개원 시점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과거의 여당이 아닌, 177석의 여당을 인정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와 예결위를 포함한 주요 상임위를 민주당이 가져와야 한다는 맥락에서다.
결국 2시간 내내 견해를 좁히지 못한 채 만찬자리는 끝났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3차 추경을 위해서라도 빨리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며 “통합당 없이 6월 5일 단독 개원을 밀어붙이는 것도 고려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1대 국회 개원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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