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학교 폐쇄…주변은 인적뜸해
상인, 학부모 모두 “등교 수업 중단해야”
이날 안양 군포 수원서 3개 학교 등교 연기
정부와 교육청 “당초 일정대로 등교 계획”
1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기 안양시 양지초교. 교문은 ‘학교폐쇄’라는 내용이 적힌 메모가 걸린 채 굳게 잠겨 있었다.
출근시간이 지났지만 학교 주변 상가에는 인적은 뜸했다. 간혹 보이는 상인이나 주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 외부인이 다가서자 살짝 경계하는 눈빛도 보였다.
학교가 폐쇄된 것은 이 학교에 다니는 2학년과 6학년 남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데다 이 중 2학년 동생이 지난 28일 등교한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남매는 지난달 25~27일까지 제주도를 다녀온 경기 안양시 모 교회 목사 A(코로나19 확진)씨의 손주들이다.
방역당국과 학교 측은 지난달 31일 등교한 학생과 교사 등 150명에 대해 전수 검사를 실시했으며, 현재까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방역당국과 경기교육청 등은 코로나19 확산 예방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가라앉히기 위해 오는 11일까지 전체 학생의 등교를 미뤘다. 원격 수업은 진행한다.
첫 등교와 동시에 다시금 교문이 굳게 닫히자 주변 주민들은 물론 상인, 학부모들까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들의 주 통학로인 병목안로 130번길에서 만난 상인들은 경계하는 듯 하면서도 코로나19 얘기를 꺼내자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상인 김모(56)씨는 “지난 주 몇 개월 만에 등교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나오면서도 ‘좀 이르지 않을까’ 싶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결과론적이겠지만 1학기는 원격수업을 하는 게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한 상인도 “뭐가 그리 급하다고 아이들을 학교로 내모는지 모르겠다”며 “너무 성급했다”고 말했다.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 컸다.
인근 대학 병설 유치원버스에 딸을 태워 보낸 한 주부는 “정부에서 보내라고 하니 지난 27일부터 등원시키고 있는데 불안한 마음은 지울 수 없다”며 “하루 이틀 지켜보고 다시 가정체험학습으로 돌려 집에 데리고 있을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중학생 아들을 뒀다는 40대 한 남성은 “방역당국의 노고는 칭찬할 만 하지만 진실을 숨기면 안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코로나 초기 어린아이들은 감염이 잘 안되고 에어로졸(비말 아닌 공기중 감염)은 없다고 했는데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며 “20~30대는 물론 초등학생까지 확진되고, 인천 학원강사 제자들은 ‘노래방 복도에서 감염된 듯 하다’는 말이 나왔는데 에어로졸이 아니면 도대체 뭐냐”고 흥분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들의 불안해 하는 마음을 좀 헤아려 줬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양지초교 외에 경기도내에서 이날 오전 등교를 연기한 학교는 A목사와 함께 제주도를 다녀온 군포시의 한 교회 목사 가족이 다니는 군포시 양정초교(확진 학생이 다니는 1개 학급만 대상)와 8명의 확진자가 나온 수원 동부교회 인근 영동초교 등 2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학교의 등교 연기는 각각 오는 11일과 5일까지이며 추후 논의를 통해 재등교 여부를 결정짓는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달 2일까지 등교를 연기한 경기 부천시 전체(고3 제외한 모든 유·초·중·고교)과 구리 7개 학교(유치원 3곳, 초교 2, 중학교1, 고교1)의 등교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나 결정된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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