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주자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지난 대선 접전지로 분류됐던 지역 6곳 중 5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최근 잇따라 터진 사태에 트럼프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4년 전 미 대선 핵심 경합지 중 노스캐롤라이나주(州)를 제외한 애리조나ㆍ플로리다ㆍ미시간ㆍ펜실베니아ㆍ위스콘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이 지역은 지난 대선 트럼프 대통령이 미세한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이긴 곳으로, 대선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특히 미시간(0.2%포인트), 펜실베니아(0.7%포인트) 등은 1%포인트 격차도 나지 않아 초 경합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다가올 대선에서도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 모두 가장 많은 TV광고비를 지출하는 등 이 지역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설문조사 결과 이 지역 중 5곳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약 4%포인트 격차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애리조나 4.0%포인트 △플로리다 3.5%포인트 △미시간 5.5%포인트 △펜실베니아 6.5%포인트 △위스콘신 2.7%포인트로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인 노스캐롤라이나마저도 1%포인트로 근소한 격차로, 지난 대선(3.7%포인트)보다 2.7%포인트 줄었다.
WSJ는 신종 코로나ㆍ실업률ㆍ‘흑인사망’ 시위 등이 지역 민심에 이 같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 접전지에서 인구 10만명당 신종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는 △애리조나 12.5명 △플로리다 11.4명 △미시간 55명 △노스캐롤라이나 8.9명 △펜실베니아 43.4명 △위스콘신 10.2명이다. 4월 실업률은 평균 14.9%로 가장 높은 미시간에서는 22.7%까지 치솟았다. 또 최근 백인 경찰에 의해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로 촉발된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WSJ는 분석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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