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 총선부터 3차례 승부… 2:1로 이해찬 우위
21대 국회 여야 수장으로서 네 번째 승부 예고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만났다.
김 위원장의 취임 인사를 겸한 이날 회동은 21대 국회를 이끌 여야 수장의 만남인 동시에 두 사람간의 오랜 정치적 악연 덕분에 더욱 주목을 받는다. 악연의 역사는 빛 바랜 사진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정치인’ 이해찬과 김종인의 인연은 32년 전 국회의원 선거에서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1988년 13대 총선 당시 서울 관악을 지역구에 여당인 민주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3선 도전이었으나 이전까지 전국구(비례대표) 의원이었던 만큼 지역구는 첫 출마였다.
이 대표 또한 동일한 지역구에 출마했다. 당시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평화민주당 후보로 나선 이 대표는 불과 5,000여 표 차로 김종인 후보를 눌렀다. 이후 이 대표는 관악에서만 내리 5선을 기록했고, 19대와 20대 총선에선 세종으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됐다. 반면 13대 총선에서 이 대표에게 패한 김 위원장은 이후 지역구 선거 대신, 비례대표 의원으로 14, 17, 20대 국회에 진출하는 진기록을 세운다.
한 동안 각자의 길을 걷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건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이었다.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 총선 지휘를 맡기면서 두 사람의 악연은 재현됐다.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에 맞서기 우해 ‘중도층 확보’ 전략을 추진하면서 ‘새 얼굴’을 내세웠다. 김 위원장은 급기야 당시 ‘친노의 좌장’이던 이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했다. 이에 반발해 탈당한 이 대표는 무소속으로 세종에 출마해 당선했고, 이후 9월 당에 복당했으나 둘 사이의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두 사람의 세 번째 악연은 지난 4·15 총선에서 재현됐다.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이 김 위원장을 재차 영입하면서다. 두 사람 모두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 직접 나서는 대신 ‘총지휘’ 역할을 맡아 맞붙었다. 결국 민주당이 177석이라는 과반의석을 확보했고 이 대표의 승리로 끝났다.
32년 동안 세 차례 맞붙은 두 사람의 전적은 2:1로 이 대표가 우위를 점했다. 이날 여야 수장으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21대 국회 개원과 더불어 네 번째 승부를 앞두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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