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KBS 사옥 여자화장실에 불법촬영용 카메라를 설치한 용의자가 KBS 공채 출신 개그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용의자가 연예인 등을 대상으로 불법촬영물을 제작해 막대한 범죄수익을 노렸을 수 있다며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3일 방송계에 따르면, 강용석 변호사 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지난 1일 KBS 여자화장실에 불법촬영용 카메라를 설치한 용의자가 KBS 공채 32기 박모씨라고 폭로했다.
가세연은 “불법촬영기기가 설치된 ‘연구동’은 개그맨들이 연습하고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박씨는 별다른 해명 없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삭제ㆍ비공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박씨가 막대한 범죄 수익을 노리고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성착취물 제작ㆍ유포한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 등을 겪으며 불법촬영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이 예민해진 상황에서, 얼굴이 알려진 개그맨이 이 같은 범행에 나선 배경엔 분명한 사적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반적인 화장실 동영상이 아니고 연예인 동영상이 필요했을 수도 얼마든지 있다”며 “사이버 공간 상 채팅 비밀방에서는 연예인 동영상, 성적인 동영상이 굉장히 비싼 가격으로 사고 팔린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금전적인 목적이라면 n번방 못지 않게 진짜 엄벌을 해야 되는 항목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이 사람이 유머를 굉장히 흥미롭게 관찰했던 사람이라면 별로 문제의식 없이 ‘나도 여기에 한 번 가담해서 사람들 주목을 받아볼까.’ 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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