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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등교 현장 가보니... 쉬는 시간 거리두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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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등교 현장 가보니... 쉬는 시간 거리두기는 없었다

입력
2020.06.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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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고교 현장… 등교 땐 2m 거리두기 철저 

 쉬는 시간 팔짱 끼고, 손잡고 

 마스크는 턱 밑이거나 코가 보여 

 학교 “짧은 시간 통제 불가능” 

 “학교 밖 시설 적극 협조부탁” 

고등학교 1학년 및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 4학년을 대상으로 한 3차 등교개학일인 3일 오전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열화상 카메라로 등교하는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고등학교 1학년 및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 4학년을 대상으로 한 3차 등교개학일인 3일 오전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열화상 카메라로 등교하는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국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4학년 178만 명의 3차 등교가 시작된 3일 오전 8시 30분, 경기 과천의 한 고교 앞.

기존에 등교하던 3학생과 온라인 입학 후 첫 등교하는 1학년 학생들이 뒤엉켜 등교했다. 방역 준칙 중 하나인 2m 거리 두기는 건물 앞에서부터 이뤄졌다.

건물 안쪽에서 이뤄진 발열 체크도 철저하게 이뤄졌다. 1학년 한 학생이 36.9℃로 나타나자 바로 옆 일시적 관찰실로 지정된 교실로 이동했다. 5분 간격의 두 차례 체크 결과, 38℃ 이상 나오자 ‘자율보호 및 등교중지 안내문’과 함께 해당 학생 귀가조치 됐다. 10여분 뒤 나타난 3학년 한 학생이 두통을 호소하자 곧바로 귀가조치 됐다.

이날 이 학교의 등교생은 1학년 187명 중 185명, 3학년 183명 중 180명 등 총 365명이다. 수업을 듣지 못한 이들은 사전 신고한 3학년 2명과 1학년 1명, 등교했다가 유증상을 보인 2명 등 모두 5명이다.

오전 9시 수업이 시작된 교실에서는 좌우 간격은 그나마 1m 정도의 간격을 유지했지만, 앞뒤 간격은 없다시피 했다. 반 평균 학생수는 23명. 수업 시작 후 학생들도 교사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 준칙은 잘 지켜졌다.

고등학교 1학년 및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3차 등교개학일인 3일 오전 경기 과천시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1학년 학생들이 체육수업을 받고 있다. 이한호 기자
고등학교 1학년 및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3차 등교개학일인 3일 오전 경기 과천시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1학년 학생들이 체육수업을 받고 있다. 이한호 기자

쉬는 시간이 되자 거리 두기 등 방역준칙은 사라졌다.

오전 9시50분. 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삼삼오오 책상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얘기를 하는가 하면, 매점 가는 친구들 상당수는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 걸어갔다.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린 3학년,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코를 내 놓고 걸어가는 1학년, 마스크를 한쪽 귀에 걸어 놓고 대화를 하는 교사까지 쉬는 시간의 방역은 위태로워 보였다.

사정은 매점에서도 마찬가지. 짧은 시간 음료수와 물 등을 사려다 보니 좁은 공간에 10여명이 다닥다닥 붙어 물건을 고르는 모습도 목격됐다. 매점 옆 벤치에는 학생 3명이 앉아 마스크를 벗은 채 음료수를 마시며 대화하기도 했다.

3차 등교가 시작된 3일 오전 경기 과천이 한 고등학교에서 쉬는 시간 학생들이 매점에 모여 음료수 등을 사기 위해 모여 있다. 거리두기는 지켜지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임명수 기자
3차 등교가 시작된 3일 오전 경기 과천이 한 고등학교에서 쉬는 시간 학생들이 매점에 모여 음료수 등을 사기 위해 모여 있다. 거리두기는 지켜지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임명수 기자

학교 측은 수업 및 점심시간은 통제가 가능하지만 쉬는 시간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학교의 김모 교장은 “우리 교사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쉬는 시간”이라며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180여명의 학생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통제가 불가능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게 바로 이런 문제”라며 “학교 내 통제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 밖 시설에서 한 명의 학생이라도 감염되면 교내 감염 확산은 걷잡을 수 없어 우리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김 교장이 언급한 학교 밖 시설은 PC방과 노래방, 학원 등이다.

3차 등교가 시작된 3일 오전 쉬는 시간 학생들이 매점을 오가는 길에 팔짱을 끼거나 손을 맞잡고 가는가 하면 마스크를 벗은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임명수 기자
3차 등교가 시작된 3일 오전 쉬는 시간 학생들이 매점을 오가는 길에 팔짱을 끼거나 손을 맞잡고 가는가 하면 마스크를 벗은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임명수 기자

김 교장은 “부모 입장에서 학원을 안 보낼 수 없고, 아이들 입장에서 PC방, 노래방을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라며 “정부의 방역 강화가 오는 14일까지 연장된 만큼 그때까지만이라도 학교 밖 시설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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