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의 유일한 한국인 직원 최영헌(31)씨는 시즌 개막이 미뤄짐에 따라 지난 4월 중순 국내로 입국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메츠에서 신사업 및 아시아 마케팅을 담당하는 그는 미국 생활 10여년 만에 가장 오랜 시간 경기 성남시에 있는 자택에서 머물며 미국 시간에 맞춰 화상회의 등으로 업무를 지속하고 있다.
그가 한국을 찾은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무실 출퇴근이 불가능해진 게 가장 크지만, 공교롭게 지난달 5일 전 세계의 주목 속에 KBO리그가 개막한 뒤 미국 내에서도 KBO리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무관중 개막에 따른 마케팅 전략 등을 조금 더 세밀히 들여다 보게 되는 ‘미션’까지 맡게 됐다.
특별히 그가 주목한 구단은 NC다이노스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팬들로부터 사랑 받는 NC다이노스 관계자들에게도 먼저 연락을 시도해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본보 사옥에서 만난 최씨는 “특히 ‘랜선 소통’을 통한 미국 팬의 입간판 응원 참여와, 연고지 창원시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교류 추진 등 행보가 흥미롭다”며 “무관중 경기에서 청각적으로나마 경기장이 가득 찬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K리그의 ‘앰프 응원’도 참고사항”이라고 전했다.
최씨에 따르면 메츠를 비롯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에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개막 연기 타격은 엄청나다. 그는 “메이저리그의 경우 티켓 판매 및 주차로 인한 수입이 전체 수입의 절반 수준”이라며 “구단 수입이 크게 줄면서 직원들은 (구단 방침에 따라)유급 휴가를 모두 소진했고, 6월부터는 단계적으로 임금 삭감이 진행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아직 선수 노조와 풀어야 할 과제가 많지만, 2020 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이 7월 초로 가닥이 잡히면서 메츠 직원들도 각자의 위치해서 서서히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최씨는 “미국도 개막을 하게 되면 무관중 경기로 시작하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불확실한 상황들이 전체 시장 판도를 바꿔놓을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는 입장이라 선제적으로 문을 연 한국 시장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재로선 6월말쯤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는 최씨는 실제 NC 구단과도 접촉해 교류 물꼬를 틀 계획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에서는 야구가 시작됐고, 미국은 시작을 해본 적이 없다”면서 “한국의 야구 경기 진행 방법과 경기장 안팎에서 (구단과 팬들이)소통하는 방법 등을 배워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 있는 동안 메이저리그 개막 이후 최대한 안전한 환경에서 경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폭 넓은 정보를 얻고 싶다”며 “더 나아가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 야구시장과의 관계도 더 진전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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