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눈]인종차별 목적의 해시태그 #WhiteLivesMatter SNS에 퍼져
K-POP(케이팝) 팬들 ‘해시태그 빼앗기’ 운동에 해외 누리꾼 감탄
K-POP(케이팝) 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속수무책으로 퍼진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메시지를 묻기 위한 기발한 방법을 도입해 성공했다.
시작은 3일(현지시간) 해외 트위터 사용자들 중 백인우월주의자들이 퍼뜨린 ‘#WhiteLivesMatter(백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해시태그(#)다. 이 해시태그는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연대하는 ‘BlackLives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라는 인권운동을 조롱할 목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에 케이팝 팬들은 해당 해시태그를 사용하는 대신 게시물에 인종차별주의 내용이 아닌 엉뚱한 사진이나 영상을 넣으면서 트위터 피드를 덮어버렸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가수나 아이돌 그룹 등 연예인의 사진이나 영상을 활용한 게시물을 마구 올렸다. 주로 연예인의 사진이나 영상 게시물들을 올리는 한편, 일부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을 향해 “인종차별주의자가 되지 말라. 이는 옳지 않다. 대신 우리 가수 얼굴이나 보고 가라”(Sl******)거나 “인류는 평등하다는 걸 깨닫는다면 삶이 훨씬 평화로워질 것이다”(ar******)라고 꼬집는 메시지를 함께 올렸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이 같은 케이팝 팬들의 ‘해시태그 빼앗기’를 “해시태그 납치 사건’이라고 부르며 유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오후에 해시태그 게시물들을 살펴보니 인종차별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피드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며 “케이팝 팬들의 해시태그 납치 덕분에 큰 도움을 받았다”(ch*****)고 치켜세웠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2018년 한국 아이돌 그룹 BTS(방탄소년단) RM(김남준)이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 초청행사에서 한 연설 중 “여러분이 누구이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피부색이 어떻든, 성 정체성이 어떻든 여러분 자신에 대해 얘기해달라”고 말한 부분을 발췌해 공유하며 인종차별주의자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케이팝 팬들의 해시태그 빼앗기 운동은 트위터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등 여러 SNS를 넘나들며 진행됐다. 이에 포브스 등 외신은 “케이팝 팬들이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해시태그를 빼앗아 인종 평등을 부르짖는 이들과 연대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이날 보도에서 “SNS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케이팝 팬들은 해시태그를 이용해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해시태그에 동참하고 있다”며 “대중음악과 평화를 상징하는 콘텐츠로 인종차별 해시태그를 압도했다”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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