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두 달 간 연기했던 초ㆍ중ㆍ고 등교 수업을 시작했다.
복수의 북한 매체가 사진으로 보도한 두 달 만의 개학 모습은 최근 순차적 등교 수업을 재개한 남한의 학교 풍경과 닮았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아직 가시지 않은 만큼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발열 검사를 받고, 손 소독을 하는 등 방역 수칙을 따랐다. 입학식과 같은 정식 환영 행사 대신 한 송이 꽃을 받아 든 신입생들이 선생님의 안내를 받아 교실로 향하는 모습도 남북한이 비슷했다.
남과 북이 방역 지침과 방역 물품 조달 능력에서 차이가 있다 보니 차이점도 적지 않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가 보도한 사진 속에서 평양시 옥류소학교(초등학교) 학생들이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교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과 교직원 전원이 식사 시간 외에는 교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수인 남한의 방역 지침과 다른 부분이다.
입실 전 손을 소독하는 모습도 남북한이 달랐다. 학교 건물 입구와 교실 등 곳곳에 손 소독제를 비치한 남한과 달리 북한 학교들은 ‘소독수’를 준비했다. 학생들은 소독제 성분을 희석한 물에 손을 씻고 교실로 향했다.
가장 큰 차이는 ‘거리두기’다. 남한의 경우 거리두기는 코로나19 방역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지침이지만 북한의 교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3일 평양 옥류소학교 학생들이 짝과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밀착해 앉아 수업을 받았고, 령광중학교 역시 학생들은 다닥다닥 붙어 앉았다. ‘거리두기’ 원칙에 따라 책상 간격을 넓힌 데 더해 투명 가림막까지 설치한 남한의 교실 풍경과 사뭇 다르다.
3월 초에 개학하는 남한과 달리 북한의 학교는 매년 4월 1일 새 학기가 시작된다. 그러나 올해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두 달 가량 학교를 열지 못했다. 결국 북한 역시 순차 등교를 실시했는데, 지난 4월 20일 대학과 고급중학교의 졸업학년이 먼저 등교하기 시작한 후 3일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가 일제히 개학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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