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인파가 북적이는 도심 보다는 자연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눈길을 끄는 호텔이 있다.
스위스 알프스의 전망 좋은 발렌슈타트 1300m 하이디마을 정상에 침대만 하나 놓여져 있는 호텔이다. 벽도 없고 지붕도 없으며 인테리어라고는 어둠을 밝혀줄 조명 2개뿐이다. 어느 설치예술가의 작품이 아닌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호텔이다.
침대만이 덩그러니 놓인 채 자연이 벽과 지붕 역활을 하고 있는 이 호텔의 집사는 지역 주민이 맡고 있다. 하얀 셔츠에 빨간 나비 넥타이를 맨 채 환영 서비스로 와인과 아침 식사를 제공하며 야간 비상 서비스도 한다.
고급 호텔 서비스는 없지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하늘을 이불 삼아 별을 헤며, 스위스의 아름다운 경관을 독차지하는 특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물론 1년 내내 날씨가 좋을 수는 없어 날씨가 좋지 않으면 예약취소가 가능하다. 대부분 호텔과 150~200m근처에 오두막이 있어 샤워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고, 악천후에 대비할 수 있다.
스위스 동부와 리히텐슈타인 주변의 포도밭, 숲, 언덕 위 등 7곳에 자리잡고 있는 '제로스타 호텔(Null Stern hotel(눌 스턴)독일어로 별 0개) '은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투숙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일부는 벌써 올해 예약이 끝났다.
하룻밤 숙박 가격은 295 스위스 프랑(약 37만원) 이고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호텔을 기획한 예술가 프랭크와 패트릭 리클린 형제는 2008년 장갈렌 인근 세블렌 마을에 위치한 핵 방공호를 호텔로 개조해 그 해에만 3천여 명이 숙박해 '별 다섯 개'짜리 호화로운 호텔에 버금가는 관심을 끌기도 했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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