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ㆍ카드뮴 등과 같은 중금속이나 퓨란 등 휘발성 유기화학물질이 축적되면 만성콩팥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담배를 피우면 이들 물질의 체내 축적을 돕는다.
이정환ㆍ이정표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교수 연구팀이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을 높이는 환경유해물질을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다.
연구팀은 1999~2016년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참여한 4만6,748명의 성인에게서 얻은 임상데이터를 활용해 소변ㆍ혈액에서 발견된 환경화학물질 가운데 만성콩팥병과 직접 연관성을 가진 물질을 분석했다.
그 결과, 소변ㆍ혈액에서 발견한 262개 화학물질 중 7개 물질이 단백뇨 발생과 사구체여과율(eGFR) 수치 감소 등 만성콩팥병 발병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쳤다. 연구 결과는 ‘미국신장학학회 학술지(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실렸다.
만성콩팥병 진단 기준(국제신장학회 가이드라인)은 사구체여과율(콩팥 사구체에서 소변이 여과되는 속도)이 60mL/분/1.73㎡ 미만이다. 사구체여과율이 60 이하(정상은 90 이상)로 3개월간 지속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한다.
성인은 단백질이 하루 150㎎ 이하로 소변으로 배출하는데 이때 단백질의 일종인 알부민도 30㎎ 이내 배출된다. 콩팥의 사구체가 망가지면서 알부민이 300㎎ 이상 소변으로 나오는(단백뇨기) 말기 신부전증으로 악화하면 투석(透析)이나 콩팥이식을 해야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7가지의 화학물질 중에서 특히 납ㆍ카드뮴 등의 중금속 물질과 함께 휘발성 유기화학물질이 만성콩팥병의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확인했다.
특정 질환에 대한 환경화학물질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EWAS(Environment-wide association study) 연구를 통해 각 화학물질이 콩팥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본 결과, 혈중 납은 사구체여과율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카드뮴은 단백뇨 발생과 사구체여과율 감소에서 모두에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또한 퓨란 등 휘발성 유기화학물질과 만성콩팥병 발병의 연관성도 새로 확인됐다.
이정환 교수는 “이번 연구로 여러 환경화학물질 가운데 중금속 물질과 함께 퓨란 등의 유기화학물질의 체내 농도 증가가 만성콩팥병 발생에 독립적인 위험인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정표 교수는 “콩팥은 한 번 손상되면 정상으로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특히 유해화학물질의 노출 증가 원인이 될 수 있는 담배는 반드시 삼가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