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이탈리아 로마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일부 성난 시위대가 인종차별과 관련된 상징물을 훼손하면서 경찰과 충돌을 하기도 했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 속에서 인종 차별과 관련된 상징물이나 식민지를 개척한 이들의 이름을 딴 거리명 등도 잇따라 퇴출,철거를 청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벨기에에서는 아프리카 식민지 개척에 몰두한 레오폴드 2세(1835~1909, 재위1865~1909) 동상 철거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레오폴드 2세는 1865년에 재위에 올라 지금의 콩고민주공화국을 식민통치하는 과정에서 학살을 자행해 '콩고의 학살자'라는 악명을 얻었다.
최근 앤트워프에서는 시위 중 과거 아프리카 콩고인 수 천명을 숨지게 한 국왕 레오폴드 2세 동상에 '수치'라는 낙서와 붉은 페인트가 칠해져 훼손된 후 철거되기도 했다
영국에서도 브리스틀에서 17세기 노예무역상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끌어내려 강에 던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후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이 노예제와 관련된 동상, 거리 이름 등 기념물에 대한 검토를 지시하며 런던박물관 도크랜즈 앞에 세워져 있던 로버트 밀리건(1746~1809)의 동상이 철거됐다.
웨스트 인디아 도크의 창업자인 밀리건은 자메이카의 사탕수수 농장 두 곳에서 526명의 노예를 부린 악명 높은 노예 상인이다.
옥스퍼드 대학 앞에서도 수천명이 모여 제국주의자 세실 로즈의 동상철거를 요구하며 시위를 했다. 세실 로즈는 남아프리카 케이프 식민지(Cape Colony)의 다이아몬드 채광권을 독점하고 식민지 총리를 지낸 제국주의자다.
시민들이 윈스턴 처칠(1874~1965) 전 총리 동상에도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낙서를 새기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으나 칸 시장은 처칠은 재평가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