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가야 최고 지배층 묘역인 경남 김해 대성동고분군(사적 제341호)에서 일본산 청동 화살촉이 무더기로 나왔다. 가야ㆍ일본 간 교역 규모가 알려진 것 이상으로 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남 김해 대성동고분박물관은 10일 박물관의 북동쪽 평지 3,700㎡에 분포한 고분군 중 108호분에서 일제로 추정되는 청동 화살촉 30여점이 다발로 출토됐다고 밝혔다.
청동 화살촉은 4세기 즈음 일본의 지배자급 무덤에서만 출토되는 유물이다. 지금까지는 한두 점이 찔끔찔끔 발굴됐으나 수십 점이 한꺼번에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박물관 측 설명이다. 이전에 가장 많았던 건 2011년 대성동고분군 88호분에서 나온 5점이었다.
이 때문에 고대 가야와 일본 사이 교역량이 상상 이상으로 컸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윤정은 대성동고분박물관 학예사는 “이번에 발굴한 108호분은 드물게 일제 때 도굴되지 않은 중형 크기의 가야 고분”이라며 “도굴되지 않은 중대형 고분에는 이것보다 훨씬 더 많은 유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역량 등이 더 확대 평가된다면 신라보다 저평가된 가야의 위상이 실제로 더 높았으리라는 짐작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굴된 청동 화살촉은 108호분 주인으로 추정되는 부부 인골의 머리맡에 나란히 놓여 있었다. 방추차(실 뽑는 도구) 모양 석제품, 굽은 옥 등이 함께 매장된 것으로 봤을 때 부인은 남편과 함께 순장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박물관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이 일대 무덤 70여기에 대한 학술 발굴조사를 진행, 400여점의 유물을 발굴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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