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마포 쉼터 소장 휴대폰 압수
이르면 내주 초 참고인 조사 재개 전망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산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씨의 장례가 마무리되자 검찰의 ‘숨 고르기’가 언제 끝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일 손씨가 세상을 떠난 이후 정의연 활동가들이 상중인 것을 감안해 소환 조사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11일 정의연 변호인단 등에 따르면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의 후원금 부실관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이 마지막으로 정의연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한 것은 지난 4일이다. 이후 이날까지 1주일 동안은 참고인 조사 한번 없었고, 변호인단에도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 지난달 26일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정의연 및 과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시절 회계 담당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들였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오랜 동료를 떠나 보낸 정의연 관계자들을 배려하는 차원으로 해석되지만, 소환 조사가 없었을 뿐 검찰의 물밑 수사는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서부지검은 전날 손씨의 사망 사건을 조사 중인 경기 파주경찰서에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손씨의 휴대폰 등을 인계했다. 앞서 검찰이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에서 확보한 회계 자료와 더불어, 손씨가 생전 공동대표를 지낸 ‘김복동의 희망’ 관련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휴대폰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이밖에 정의연 회계 관련 자료를 계속 취합하며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의연 및 관계자들의 계좌 추적을 통해 후원금 사용 내역을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손씨의 휴대폰 디지털포렌식을 마치는 내주 초 참고인 조사가 재개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손씨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도 검찰은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강한 수사 의지를 표명했다.
다만 논란의 중심에 있는 윤 의원에 대한 조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여론의 관심이 너무 쏠린 사건이라 의혹에 관련된 인물들을 차례대로 한 명씩 소환해 진술을 받아야 과잉수사 또는 부실수사 비판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까지 상황으로는 당장 윤 의원을 부를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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