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을 제작ㆍ유포해 구속기소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달부터 거의 매일 재판부에 반성문을 내고 있다. 선처를 바라는 취지이지만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앞선다.
11일 법원에 따르면, 조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이현우)에 지난달 1일부터 첫 공판이 진행된 이날까지 총 24부의 반성문을 제출했다. 하루 두 번 낸 날도 있다.
조씨의 변호인은 반성문의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구치소에서 매일매일 자신의 삶을 반성한다’는 내용으로 쓰는 걸로 알고 있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고 뉘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성착취물 일부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협박은 없었다”고 일부 혐의는 부인했다.
조씨 이외에도 박사방 가담자들이 여러 차례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조계에서는 “반성문만으로는 선처를 받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반성의 진정성을 판단할 때 피해를 회복하려는 실질적 조치를 취했는지, 진솔한 사과와 합의를 위한 노력을 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판사들은 “반성문을 읽어보면 이 사람이 진심인지 아닌지 금세 드러난다”고 말한다. 조씨와 함께 기소된 사회복무요원 강모씨의 반성문을 본 재판부는 “이런 반성문은 안 내는 게 낫겠다”며 법정에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영상증거의 조사 방식과 관련해 고민을 이야기했다. 조씨 일당이 제작한 성착취물을 증거로 사용하려면 재생해서 청취ㆍ시청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져야 해 2차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가능하면 최소한의 인원으로 이 법정에서 조사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나 피해자 변호인이 원하는 수준까지는 해 드리기 어려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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