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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핀 소녀의 꿈, 통일의 꽃으로 피어나길”… 효순ㆍ미선 평화공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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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핀 소녀의 꿈, 통일의 꽃으로 피어나길”… 효순ㆍ미선 평화공원 가보니

입력
2020.06.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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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성금운동 3년만에 완공

효순ㆍ미선양 추모공간으로

[저작권 한국일보]14일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56번 국도변에 조성된 효순·미선 평화공원 모습. 이 평화공원은 효순·미선 양의 18주기 추모식 열린 13일 일반에 공개됐다. 이종구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14일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56번 국도변에 조성된 효순·미선 평화공원 모습. 이 평화공원은 효순·미선 양의 18주기 추모식 열린 13일 일반에 공개됐다. 이종구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14일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효순·미선 평화공원 벽면에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망 사건’으로 국내에서 벌어졌던 촛불시위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종구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14일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효순·미선 평화공원 벽면에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망 사건’으로 국내에서 벌어졌던 촛불시위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종구 기자

“유월의 언덕, 애처로이 스러진 미선아, 효순아. 너희 꿈 바람 실려 피어나리니.”

고(故) 신효순ㆍ심미선양의 시민추모비 ‘소녀의 꿈’에 새겨진 추모문구다. 이 추모비는 2012년 시민 모금으로 제작된 후 설치 장소가 마땅치 않아 이곳 저곳을 떠돌다 사망 18주기를 맞은 13일 경기 양주시 ‘효순ㆍ미선 평화공원’에 세워졌다.

14일 찾아간 ‘효순ㆍ미선 평화공원’엔 곳곳에 못다 핀 꿈을 간직하고 떠난 두 여중생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있었다. 공원은 사고가 일어난 양주 광적면 효촌리 56번 국도변에 조성됐다.

공원 안으로 발길을 옮기자 시민 추모비가 눈에 보였고, 그 앞으로 국화꽃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두 여중생의 18주기 추모식 열린 전날 추모객들이 올려 놓은 것이다.

공원 벽면엔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서울광장으로 뛰쳐나갔던 시민들의 촛불집회 모습이 대형 백화로 그려져 있었다. 효순 양의 아버지 신현수씨가 군중 속에서 미군을 향해 항의서한을 든 장면도 눈에 들어왔다.

[저작권 한국일보]14일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효순·미선 평화공원 중앙에 시민성금으로 제작된 시민 추모비가 설치됐고, 그 앞에 추모객들이 올린 국화꽃이 놓여져 있다. 시민추모비는 설치 장소가 마땅치 않아 지난 8년간 추모제 때마다 사고 현장으로 옮겨져야 했다.
[저작권 한국일보]14일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효순·미선 평화공원 중앙에 시민성금으로 제작된 시민 추모비가 설치됐고, 그 앞에 추모객들이 올린 국화꽃이 놓여져 있다. 시민추모비는 설치 장소가 마땅치 않아 지난 8년간 추모제 때마다 사고 현장으로 옮겨져야 했다.
[저작권 한국일보]14일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효순ㆍ미선 평화공원 벽면에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망 사건’으로 국내에서 벌어졌던 촛불시위 모습이 그려져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14일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효순ㆍ미선 평화공원 벽면에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망 사건’으로 국내에서 벌어졌던 촛불시위 모습이 그려져 있다.

반대편 벽면엔 사건의 경과, 의의, 과제 등이 새겨진 안내판이 줄지어 설치됐다. 디자이너(미선)와 화가(효순)가 되길 원했던 두 소녀의 못다 핀 꿈 이야기는 안타까움이 더해져 발길을 멈추게 했다. 두 여중생의 실루엣 조형물도 보였다. 공원 아래 계단을 지나 사고 현장으로 내려가자 작은 안내판이 18년 전 그날의 참상을 알리고 있었다.

평화공원을 조성한 시민단체 평화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은 “두 여중생의 압사 사건은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상징”이라며 “효순 미선이가 자주, 평화통일의 꿈으로 다시 피어나길 바란다”라고 공원 벽면에 적었다.

추모비와 평화공원은 시민 의 힘으로 만들어졌다. 추모비는 2012년 10주기를 맞아 평통사와 일반인 600여명의 성금으로 제작됐다. 높이 2.4m, 가로 1.8m 크기의 철제 조형물이다. 평화공원도 미군이 사고 현장에 설치한 추모비에 ‘불의의 사고’라고 새기자, 이에 분노한 평통사 등이 시민 성금으로 2017년 사고 현장 인근의 땅을 사들이면서 건립이 본격화 됐다. 효순ㆍ미선 양의 18주기 추모식 열린 전날 완공식을 갖고 일반에 공개됐다.

[저작권 한국일보]14일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효순ㆍ미선 평화공원 벽면에 ‘효순이 미선이 사망 사건’에 대한 경과와 의미, 앞으로의 과제 등이 설치돼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14일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효순ㆍ미선 평화공원 벽면에 ‘효순이 미선이 사망 사건’에 대한 경과와 의미, 앞으로의 과제 등이 설치돼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14일 신효순·심미선 양이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양주시 56번 국도변 사고 현장에 안타까운 사고 사실을 알리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14일 신효순·심미선 양이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양주시 56번 국도변 사고 현장에 안타까운 사고 사실을 알리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신현수씨는 전날 추모식에 참석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평화공원이 통일의 꿈을 키우는 청소년 교육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눈물을 흘렸다.

효순ㆍ미선 양은 14살 중학생이던 2002년 6월 13일 인도가 없던 국도를 걷다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는 주한미군 궤도차량(장갑차)에 치여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고를 낸 장갑차 운전병인 미군 병사에게 미국 법원이 무죄 평결을 내리면서 이에 분노한 국민들의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번졌다.

글ㆍ사진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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