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와 싸움서 첫 번째 승리”… 식당 등 영업 허용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역사적 논란이 되는 인물의 동상을 없애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근 전 세계적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 움직임과 맞물려 문제가 있는 인물의 상징물 제거를 통한 ‘과거사 청산’ 주장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TV 대국민 담화를 통해 “프랑스는 인종차별주의, 반(反)유대주의는 물론 모든 차별과의 싸움에서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역사적 인물이나 흔적을 없애지 않고 어떤 동상도 철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우리의 역사와 기억을 명확하게 살펴보겠다”며 “특히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분명히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2주 동안 미국에서 일어난 흑인사망 규탄 집회가 글로벌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확산하면서 프랑스에서도 과거 아프리카 식민 지배와 노예제에 관여했던 인물들의 동상을 제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돼 왔다. 이미 미국과 영국 등 제국주의 경험을 공유한 다른 나라에서는 동상 훼손 및 파괴 사건이 다수 발생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이날 극우 시위대가 윈스턴 처칠 전 총리 동상을 지키겠다며 맞불 집회를 열어 동상 제거를 둘러싼 이념 대결 가능성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그는 “평등을 위한 새로운 결정이 취해질 것”이라며 인종차별과 계속 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나, 잘못된 역사라도 보존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입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바이러스와 싸움에서 첫 번째 승리에 행복하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정상으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수도 파리를 포함해 프랑스 본토 전역이 15일부터 녹색 안전지역으로 지정돼 식당 등의 영업이 전면 허용된다. 고교를 제외한 프랑스 내 모든 학교도 22일부터 등교를 재개한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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