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눈]복지부, 청소년 주인공 금연 광고에… “고정관념 지나쳐” 비판
보건 당국이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야심 차게 내놓은 올해 첫 금연 광고가 누리꾼으로부터는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남학생은 토론왕과 얼리어답터(새로운 제품 정보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접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로 그린 반면 여학생은 화장법이나 화장품 제품 리뷰를 올리는 뷰티 유튜버와 ‘딸바보’ 아빠를 둔 딸을 내세운 것을 두고 정부의 공익광고에 성 역할 고정관념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9일부터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을 떳떳하게 말하고 또래 청소년이 금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내용을 담은 ‘담배는 노답(No答), 나는 노담(No담배)’편을 전국에 송출하고 있다. 광고 제목은 올해 금연 표어와 같은데 담배를 피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정답이 아니므로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는 의미를 축약한 것이다.
복지부는 특히 기존 광고들이 금연의 필요성을 가르치거나 설득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광고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자랑스럽고 당당한 행동이라는 점을 고교 2학년, 중학교 2학년 등 청소년이 직접 말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여학생 편의 경우 구독자가 3,000여 명에 이르는 뷰티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장혜리(18) 학생이 유튜브 운영 도중 ‘담배 피울 것 같다’는 실시간 댓글이 올라오자 “담배는 피우지 않아요. 안 펴요”라고 말한다.
남학생 편의 경우 평소 토론을 즐기는 정태준(18) 학생이 등장해 “태어나서 지금까지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엄마, 아빠 아들로서 지금까지 담배 안 피운 것, 저는 담배는 피우지 않아요. 제 몸은 소중하니까”라고 웃으며 답하는 내용도 광고에 나온다. 실제 공개 1주일 만에 뷰티 유튜버 고2편은 조회수 13만회, 얼리어답터 중 2편은 9만8,000회, 토론왕 고2편은 5만1,000회로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학생은 학생이나 아빠바보를 둔 딸, 남학생은 토론왕, 얼리어답터로 선정한 것 자체가 성 역할 고정관념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또 여성 커뮤니티와 유튜브 댓글에는 여학생의 경우에도 화장은 괜찮고 권장해도 되는 것이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강**)은 “왜 남자는 능력 있고 꿈이 있는 것을 강조하고 여자는 화장을 내세웠냐”고 적었다. 이외에 “무슨 의도인지는 알겠는데 성차별적이다”(돌**), “뷰티유튜버랑은 무슨 상관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데***), “이 광고도 노답다. 시대 흐름 못읽나요?”(김**) 등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반면 “진짜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요즘 누가 담배펴? 뭘 모르네” 이런 느낌을 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선 신선했다고 본다”(비**), “ ‘잘 나가는 애들=흡연자 공식’깨려고 그런 것 아닐까?” (N*** ***)라는 의견도 있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김예슬 인턴기자
임수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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