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오후 2시 49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연락사무소 폐쇄와 폭파를 예고한 지 사흘 만이다.
한국일보는 이날 오후 2시경 경기 파주시 군내면에서 초망원렌즈를 이용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포함한 개성공단 일대를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상으로 개성공단에서 가장 큰 건물인 종합지원센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비교적 또렷하게 식별된다.
촬영 당시 북측은 이미 건물 곳곳에 폭파장치 설치를 완료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로부터 한 시간도 채 안된 오후 2시 49분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국방부가 제공한 감시장비 영상을 보면 폭파 순간 종합지원센터의 외벽까지 와르르 무너져 내릴 정도로 폭파의 위력은 컸다. 수㎞ 떨어진 파주와 김포 일대에서까지 폭발음이 들렸고, 자욱하게 피어 오르는 연기도 관측됐다.
폭파 후 2시간 40분이 지난 오후 5시 30분경 개성공단 일대를 다시 카메라에 담았다. 그새 심해진 연무로 인해 명확한 식별은 어려우나 사진상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폭파로 발생한 연기만 계속 피어 오르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대북전단 관련 첫 담화에서 “금강산관광 폐지에 이어 쓸모 없이 버림받고 있는 개성공업지구의 완전철거가 될지, 있어야 시끄럽기 밖에 더하지 않은 북남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마나 한 북남군사합의파기가 될지 하여튼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북한의 이번 조치로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 해 9월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소 1년 9개월 만에 사라지고 말았다. 남북을 잇는 상시적 소통 창구이자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진 연락사무소의 폭파로 남북 관계는 초긴장 상태로 치달을 전망이다.
류효진 기자 jsknight@hankooilbo.com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NULL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