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떠나 함흥 쪽 비행 항적 포착… 라선 지구서 열리는 행사 참석 관측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국내 시찰에 사용된 고려항공 여객기가 평양을 떠나 동해안 쪽으로 비행한 항적이 포착됐다. 함경북도 라선지구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하는 행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남 군사행동을 선언한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해군기지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전격 공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는 17일 “이날 오전 10시12분(한국시간) 고려항공 항공기 한 대가 평양 방면에서 출발해 함경남도 요덕군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항공기는 러시아 안토노프 An-148 기종(기체등록번호 P-671)이며 편명은 JS671으로 밝혀졌다. 항적은 요덕군을 지나 함흥 방면으로 기수를 둔 것까지 확인됐으나 이후 신호가 끊겼다. 김 위원장 탑승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P-671은 김 위원장이 국내 시찰을 할 때 전용기로 사용한 적이 있다. 2013년 고려항공이 도입했는데,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듬해 공개한 다큐멘터리에서 김 위원장이 해당 항공기 조종간을 잡고 있는 장면을 방영했다. 또 지난해 4월 북러 정상회담 직전에는 평양-블라디보스토크 구간을 운항한 항적도 포착됐다. 당시 김 위원장은 열차편으로 움직여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정황에 비춰보면 P-671의 이동은 어떤 식으로든 김 위원장의 동선과 연계됐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북한 영공에서 민항기의 공식적 비행은 외교관 수송을 위해 3월 9일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간 것이 마지막이어서 중대 이벤트가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와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최근 라선지구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챙기는 행사가 있다는 첩보를 들었다”고 전했다.
더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이 SLBM을 깜짝 공개할 가능성이다. 최근 남북ㆍ북미관계가 악화하면서 SLBM을 통한 북한의 무력도발 시나리오는 꾸준히 거론돼 왔다. 앞서 16일 미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는 북한전문 연구단체 38노스를 인용해 “신포 해군기지에서 탄도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새로운 잠수함이 발견됐다”고 보도했고, 9일 미국의소리(VOA)방송도 북한이 2~4월 신포 조선소에서 미사일 사출 시험을 실시했다고 전한 바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신포에서 SLBM이 공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로 내정된 김병기 의원도 이날 “SLBM이 가장 염려되며, 이 경우 (남북관계는) 파국으로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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