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캐나다 3위 이동통신회사 텔러스와 5세대(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텔러스는 그간 모든 통신장비를 중국 화웨이에서 구매했지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를 계기로 5G 통신망 구축 땐 화웨이 제품을 안 쓰기로 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한국 미국 일본 등 기존 통신장비 납품국을 중심으로 5G 장비 판로를 넓혀왔던 삼성전자는 최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신규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텔러스는 캐나다 전역에서 가입자 960만명(시장점유율 28%)에게 이동통신 및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로저스(1,080만명, 31%), 벨(990만명, 29%)과 함께 캐나다 ‘빅3’ 이통사로 꼽힌다. 향후 3년간 5G 분야에 400억 캐나다달러(35조6,600만원)를 투자할 계획을 세운 이 회사는 이달 초 에릭슨(스웨덴)과 노키아(핀란드)를 5G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한 데 이어 삼성전자를 추가 낙점했다.
다렌 엔트위슬 텔러스 최고경영자(CEO)는 “통신기술 분야의 오랜 경험과 커넥티비티(연결성) 분야의 전문성 및 첨단 기술을 감안해 삼성전자를 공급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을 비롯한 3개 공급사가 텔러슨에 어떤 장비를 얼마나 납품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캐나다 비디오트론, 올해 2월 미국 US셀룰러, 3월 뉴질랜드 스파크에 이어 네 번째로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통해 새로운 이통사 고객을 확보했다. 특히 캐나다와 뉴질랜드는 삼성이 처음 통신장비 시장에 진출하는 국가다. 그간 삼성은 4G를 비롯한 구세대 통신망을 자사 장비로 구축했던 이통사를 상대로 ‘5G 업그레이드’를 해주는 방식으로 5G 장비 점유율을 높여왔는데, 이런 영업은 주로 한국 미국 일본 시장에 집중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 국면에서 미국 정보동맹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캐나다와 뉴질랜드 역시 영국ㆍ호주와 더불어 미국과 기밀정보를 주고받는 동맹체 ‘파이브아이즈(Five Eyesㆍ5개의 눈)’의 일원이다.
다만 기존 강호인 에릭슨과 노키아도 시장 확장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화웨이 역시 반(反)화웨이 전선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북유럽 등을 공략하며 통신장비 1위 수성에 매진하고 있어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가 집계한 지난해 말 기준 5G 장비 시장점유율은 화웨이(35.3%), 에릭슨(23.8%), 노키아(20.3%), 삼성전자(10.4%)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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