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손발 감각 무뎌지고 계속 아프다면...혈액순환장애 아닌 말초신경병?
알림

손발 감각 무뎌지고 계속 아프다면...혈액순환장애 아닌 말초신경병?

입력
2020.06.22 14:40
0 0

손가락 끝이 차다면 혈액순환장애 가능성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무뎌지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말초신경병을 의심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무뎌지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말초신경병을 의심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떨어지고,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혈액순환 문제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혈액순환장애는 매우 드물고 말초신경병일 때가 대부분이다.

말초신경병은 뇌ㆍ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제외한 말초신경계 이상으로 생긴 질환으로 손발에서 주로 증상이 나타난다. 몇 해 전 젊은 여성 가수가 고백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말초신경계 이상이 주원인

말초신경계는 뇌와 척수 등의 중추신경계를 제외한 나머지 신경계를 말한다. 뇌신경과 척수신경으로 나뉜다. 보통 몸에서 느끼는 감각을 척수ㆍ대뇌로 전달하고, 대뇌에서 지시하는 운동 명령을 근육으로 전한다.

말초신경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손상돼 이상이 생기는 것을 말초신경병이다. 운동신경ㆍ감각신경ㆍ자율신경 등 손상을 받는 신경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연간 인구 10만명당 77명이 발병하고, 나이가 들수록 발병 빈도는 증가한다.

신경의 침범 부위에 따라 국소적인 원인에 의해 생기는 단일신경병에서 광범위하게 비교적 대칭으로 이상을 초래하는 다발신경병까지 다양하다. 단일신경병은 팔에서는 손목터널증후군, 다리에서는 종아리신경병이 대표적으로 생긴다.

김상범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다발신경병은 당뇨병일 때가 가장 흔하고, 항암제 등 약물, 면역체계 이상,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전신 질환이 뒤를 잇는다”고 했다. 김 교수는 “유전신경질환, 류마티스질환 및 비타민 부족이나 알코올중독, 영양결핍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원인 질환 매우 다양, 정확한 진단 중요

말초신경병은 위에서 말한 질병 외에도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 현재까지 원인 질병만 100여 개나 된다.  증상도 원인 질환에 따라 각기 다르고 같은 질병이라도  환자마다 증상이 달라 진단이 매우 어렵다.

김상범 교수는 “말초신경병 전문병원에서조차 말초신경병 환자의 25% 정도는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다”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신경과를 방문해 병력을 자세히 설명하고 신경계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신경근전도검사, 자율신경검사, 신경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손상된 신경 부위와 특성을 파악하고, 발병 원인을 찾기 위해 혈액검사 및 소변검사 등을 진행한 뒤 필요에 따라 각종 특수검사도 실시한다.

통증ㆍ저림ㆍ감각이상 등 다양한 증상

말초신경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화끈거림과 함께 바늘로 찌르는 듯 한 통증이다. 

혈액순환장애는 통증이 주로 나타나며, 손 특히 손가락 끝이 차고 찬물에 손을 넣으면 손끝이 하얗게 변한다. 반면 말초신경병은 통증뿐만 아니라 화끈거림, 욱신거림, 저림, 시림, 얼얼함 그리고 먹먹하고 무딘 느낌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다발신경병은 저린 증상이 발끝부터 시작해 위쪽으로 올라올 때가 많다. 발 증상이 발목까지 심해지면 손끝도 저리게 된다. 운동신경이 침범되면 근육이 약해져 물건을 집기 어렵거나, 옷에 단추를 채우기 어려워지고  심하면  걷기조차 힘들다. 굵은 감각신경이 손상되면 균형 잡기도 어려워진다. 자율신경계 이상에 의해 자리에서 일어날 때 어지럽거나  손발에 땀이 안 나며 대소변기능과 성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원인 질환에 알맞은 치료해야 증상 개선

발병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가장 흔한 당뇨병다발신경병은 엄격한 혈당 조절과 이상지질혈증 등의 동맥경화 위험인자를 조절한다. 그 외 내과적인 대사질환이 같이 있으면 해당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비타민 결핍 신경병이라면 비타민을 보충해야 한다. 길랭바레증후군이나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과 같은 면역이상 염증다발신경병은 면역글로불린이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운동감각 이상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말초신경병으로 인한 손발저림이나 신경병통증이 있으면 만성화돼 약물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효과가 감소하기 전인 발병 초기에 신경병통증에 효과적인 약물을 사용해 통증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말초신경병을 예방하려면 말초신경에 독이 되는 술과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철저한 혈당 관리가 중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컴퓨터 작업이나 손빨래 등으로 손목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사람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습관적인 손목 꺾임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손목 스트레칭이나 주먹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해 손목을 지나는 힘줄을 스트레칭하는 것이 좋다. 종아리신경병은 다리를 꼬고 앉거나 무릎 꿇기, 오랫동안 쪼그려 앉으면  종아리뼈 머리 위를 지나는 종아리신경이 눌려서 병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런 자세는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 말초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평소 예방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