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단체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소속 대학생들이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서 연좌시위에 들어갔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이 단체 소속 대학생 20여명은 소녀상 주변 2m 반경에 경찰이 설정한 질서유지선 안에 들어가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친일극우 청산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성에 나섰다. 경찰은 '미신고 집회'라며 자진해산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소녀상과 자신의 몸을 끈으로 묶고선 농성을 풀지 않았다.
이 단체 관계자는 "오늘부터 소녀상을 되찾을 때까지 자리를 계속 지킬 것"이라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이 소녀상 주변을 에워싸고 시위에 나선 건 보수단체가 집회신청을 하면서 28년 동안 수요시위가 열리던 해당 장소를 차지하게 되면서다. 자유연대는 이날 자정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서 집회를 연다. 자유연대가 집회 신청을 하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린 정의기억연대는 오는 24일 남서쪽으로 10m 가량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 무대를 만들고 수요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집회 신고는 매일 자정부터 가능한데,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정의연 회계 의혹이 불거진 지난달부터 소녀상 앞을 차지 하기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 민원봉사실 옆 가건물에서 24시간 대기하며 집회 신고를 해왔다.
이날 소녀상 바로 옆에서는 정의연의 후원금 유용 의혹에 대한 진실을 요구하는 보수단체 집회가 열렸다. 보수단체 일부는 시위 중인 대학생에게 다가가 "소녀상을 지키려면지금이라도 종로경찰서에 가서 줄을 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충돌을 막기 위해 100여명 정도의 경력을 배치했다.
소녀상 주변에서 각 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시위를 벌이면서 이에 따른 우려도 제기된다. 경찰은 정의연과 보수단체 사이 벌어질 수 있는 마찰을 방지하기 위해 완충지대를 확보하는 식으로 현장을 관리할 계획이다. 이에 두 단체의 집회는 경찰의 통제 아래 당분간 소녀상을 중심으로 양쪽에서 각각 열리게 된다.
수요시위는 1992년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에 앞서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회원 30여 명이 일본 대사관에서 개최한 집회가 시초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때를 제외하면 수요시위는 28년간 같은 장소에서 매주 수요일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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