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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ㆍ에르메스도 온라인에 올인...MZ세대 소통이 답

입력
2020.06.25 04:30
수정
2020.06.25 23:3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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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시계 제품 'J12'의 컬렉션을 위해 고객들에게 매장 방문을 권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샤넬 모바일 앱 캡처?

24일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시계 제품 'J12'의 컬렉션을 위해 고객들에게 매장 방문을 권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샤넬 모바일 앱 캡처?


직장인 변모(33)씨는 24일 '샤넬'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20주년을 기념한 샤넬 시계 'J12'의 컬렉션을 위해 백화점 매장 예약을 권유하는 내용이었다. J12는 800만~6,000만원대의  고가다. 올 8월 말까지 원하는 백화점 매장과 방문 일시, 휴대폰번호 등을 입력해 예약 방문하면 된다. 변씨는 현재 샤넬의 홈페이지 가입 회원이다. 변씨는 "당장 구매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명품 브랜드의 온라인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디올'과 '펜디' 등 다른 명품 브랜드도 자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가입한 회원들에게 비정기적이지만 카카오톡 등에서 사용 가능한  이모티콘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명품업계 한 관계자는 "무료 서비스가 소소해 보이긴 해도 젊은 고객들에겐 파급력이 상당하다"며 "정보 공유가 빠른 세대여서 홍보효과가 탁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구찌'는 공식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MZ세대들에게 독특하고 재미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직장인 박모(29)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습관처럼 구찌의 모바일 앱에 들어간다. 신상품을 둘러보거나 구매하려는 게 아니다. 꾸준히 올라오는 월페이퍼를 내려받기 위해서다. 구찌는 휴대폰이나 컴퓨터(PC)에 저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디자인의 월페이퍼를 정기적으로 올리고 있다. 그는 구찌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월페이퍼로 휴대폰 바탕화면을 수시로 바꾸고, 친구들에게도 보내주곤 한다. 


지난 3일 오픈한 에르메스 공식 온라인몰. 화면 캡처

지난 3일 오픈한 에르메스 공식 온라인몰. 화면 캡처


에르메스와 까르띠에가 올해 연이어 국내에 공식 온라인몰을 개점한 것도 이런 이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매장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MZ세대와의 온라인을 통한 소통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일단 에르메스의 접근법은 통했다. 지난 3일 오픈 첫 날부터 온라인 접속 폭주로  다운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30여종 고가의 가방은 하루 만에 10여종도 남아 있지 않고 모두 팔렸다. 물론 에르메스의 대표 핸드백인 '켈리백' '버킨백'은 입점하지 않았지만, 에르메스를 향한 국내 소비자들의 일방적인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에르메스 가방 구입하신 분 있나요?' '에르메스 목걸이 결제하다가 다운되는 통에 구매 실패' 등의 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줄을 이었다.

이달 들어 면세업계가 500억원 규모로 온라인몰에 선보인 재고 면세품 판매에서도 2030세대가 주축이 되고 있다. 에르메스 온라인몰이 개점한 날, 신세계면세점은 재고 면세품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에 풀었다. 13일까지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생로랑, 발렌티노 등 4개 명품 브랜드의 면세점 재고품을 판매했는데, 구매 고객 중 20, 30대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1%를 차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20대는 23.9%, 30대는 46.2%, 40대는 17.9%로, 잠재적인 명품 고객인 2030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도 자사 온라인몰 '롯데온'에 '페라가모' '발렌티노' '펜디' 등 9개 브랜드의 77개 품목을 풀었는데, 5시간여 만에 70%의 상품이 소진됐다. 2030세대의 구매력이 한 몫 했다는 롯데 측의 설명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재고 면세품 판매를 두고 20, 30대가 명품시장의 큰 손 임이 증명됐다"며 "명품 브랜드들이 MZ세대를 향한 경쟁이 더 뜨거워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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