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허위 표기 혐의… 계열사 상장도 '사기'로 의율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성분 허위 표기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이웅열(64) 전 코오롱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인보사의 아버지'로 불렸던 이 전 회장이 성분 허위 표기뿐 아니라 인보사 개발을 지렛대로 삼은 계열사 상장에도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창수)는 25일 이 전 회장에 대해 약사법 위반, 사기,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배임증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중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재물을 건넨 죄를 의율하는 배임증재 부분은 기존 코오롱 관계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은 새로운 혐의다.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저처 허가를 받은 인보사는 연골세포로 허가를 받았으나, 추후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유래세포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지난해 7월 허가가 취소됐다. 검찰은 코오롱 측이 인보사 성분이 잘못된 것을 알고도 식약처 허가를 받기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하는데 이 전 회장도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올 2월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를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인보사 개발을 주도했던 코오롱생명과학의 계열사 코오롱 티슈진은 인보사 식약처 허가에 따라 2017년 11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는데, 검찰은 인보사 성분이 잘못 표기된 것을 알고도 그룹이 계열사 상장을 시도하는데 이 전 회장이 연루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인보사 의혹이 터지기 약 반년 전인 2018년 11월 퇴직금 400억원을 받고 퇴진해 사퇴 시점을 두고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검찰은 18일 이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한 차례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해 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인보사 임상개발을 총괄했던 조모 코오롱생명과학 이사, 코오롱 티슈진 상장사기에 연루된 권모 코오롱티슈진 전무, 양모 코오롱생명과학 본부장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
이 전 회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직후 변호인을 통해 "인보사 사태로 국민들께 심려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도 "최근 일련의 상황은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판단되고, 이런 오해는 반드시 해소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