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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안산 유치원, 3년 전 회계 비리로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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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안산 유치원,3년 전 회계 비리로 물의

입력
2020.06.26 15:02
수정
2020.06.30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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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는엄마들, 유치원 검찰에 고발

'장 출혈성 대장균'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안산시의 유치원은 과거에도 교육 목적과 무관한 곳에 교비를 사용하는 등 3억9,000여만원 상당의 회계 부정이 적발됐던 곳이다. 이 유치원은 이번에도 '보존식' 규정 등 시설 운영의 기본을 지키지 않아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시민단체는 해당 유치원을 식품위생법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장 출혈성 대장균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안산시의 유치원 전경. 일부 원아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증상까지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장 출혈성 대장균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안산시의 유치원 전경. 일부 원아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증상까지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26일 경기도교육청의 '2015~2017년 사립유치원 특정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장 출혈성 대장균 집단감염이 발생한 안산시 소재 A유치원은 2014년 3월~2017년 6월 감사 대상 기간 동안 12개 항목에서 3억9,471만원 상당의 회계 부정이 확인됐다. 주로 교비 회계를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한 점이 문제가 됐다. 

감사에서 적발된 구체적인 지적 사항을 보면, A유치원은 학부모들이 추가로 낸 수익자 부담금을 교비 계좌가 아닌 원장과 교사의 개인 명의 계좌로 수납했다. 이후 이 돈을 세입 처리 하지 않고 장기간 개인 계좌에 보관하면서 교육과 무관한 용도로 사용, 직원 2명이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해당 금액만 2억941만원에 달한다. 

교육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하는 교비를 원장과 교직원 밥값으로 쓰거나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는 등 약 3년 3개월간 교비 8,477만원을 부정 사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직원 1명은 이로 인해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외에도 △세출결산서 작성 부적정 △통학 차량 운영 부적정 △세금계산서 등 미수취 등이 지적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회계 부정으로 문제가 됐던 3억9,471만원은 현재 유치원 교비 계좌로 보전 조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유치원의 부실한 관리ㆍ운영은 회계 부문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 발생한 집단감염의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보존식이 필요한데, A유치원은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아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존식이란 유치원처럼 급식을 하는 시설에서 식중독 등의 문제를 대비해 조리ㆍ제공한 식품의 매회 1인분 분량을 144시간(만 6일) 이상 보관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어기면 과태료 50만원이 부과되지만, A유치원은 일부 음식을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대구 달서구의 한 중학교 조리실에서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위생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대구=뉴스1

지난 9일 대구 달서구의 한 중학교 조리실에서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위생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대구=뉴스1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A유치원을 식품위생법위반,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이날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고발하기로 했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급식비리, 아동학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민간에 위탁하지 말고 국공립 비율을 높여야 이런 관리 사각지대가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A유치원 관련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 환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 44명이 됐다. 원아 14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 합병증인 일명 햄버거병,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증상을 보이고 있다. 5명은 신장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전날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유치원은 철저히 조사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제반 조치를 할 것"이라며 "아이들이 속히 치료를 받고 회복할 수 있도록 지역 교육지원청과 본청에서 치료비 등 후속 조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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