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들도 내년초 3세대 전기차로 반격
“지난주에만 수입차 업체에서 4종의 신규 전기차 판매에 들어갔습니다. 전기차도 수입차와 경쟁을 벌여야 할 판입니다.”
올해를 전기차 대중화 시대의 원년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된 전기차 시장의 불꽃경쟁을 예고하면서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한 영업사원이 전한 최근 시장 분위기다.
국내 전기차 시장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그 동안 토종 업계가 주도한 전기차 시장에 수입차 업계가 속속 침투하면서다. 사실상 국내 전기차 시장도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한 모양새다. 전기차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친환경적인 흐름 속에 기존 차종 대비 유지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서 미래차로 각광 받고 있다.
5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푸조코리아,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등 수입차 주요 브랜드들이 지난주 4종의 순수 전기차를 국내에 내놨다. 1일 공식 출시행사를 갖고 판매에 들어간 아우디의 ‘e-트론 55 콰트로’는 이 회사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전기모터가 차량의 전후방에 각각 1개씩 자리잡아 최고출력 360마력 등의 준수한 동력성능을 갖췄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C 400 프리미엄’ 은 더 뉴 EQC 400 고급 모델로, 역시 최고 출력 408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모두 국내 업체가 생산하지 못하는 중대형 고급 전기차다.
푸조코리아에서 사전계약에 들어간 순수 전기차 ‘뉴 푸조 e-208’과 ‘뉴 푸조 e-2008 SUV’의 경우엔 4,000만원 초중반대로, 국내 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차종이다. 푸조 측은 “2012년과 2013년 글로벌 시장에 내놓은 후 295만대 이상 판매된 대표 전기차”라고 설명했다.
조만간 국내에 들어올 수입 전기차 모델 또한 주목받고 있다. 포르쉐코리아에서 하반기 판매할 타이칸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구입한 순수 전기차다. 최고출력 761마력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2.8초에 불과해 전형적인 스포츠카 유전자를 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MW는 전기차 i4ㆍiX3ㆍiX5를, 폭스바겐은 ID.3를 각각 내년초에 출시할 계획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처럼 전기차 비중을 높이기 위해 2025년까지 20여종의 모델을 출시할 것이며 한국에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입차 업계에선 차세대 주력 모델로 전기차를 주목하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7.3% 성장한 12만8,236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 중 그간 주요 판매 차종이었던 디젤차 대신 전기차가 기세를 올리고 있다. 테슬라만 해도 올 상반기에만 7,079대(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기준) 판매량으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5위까지 올라섰다. 특히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3’(6,839대 판매)의 경우 국내 운전자들이 중시하는 내부공간은 현대차 그랜저 크기인데도 보조금 지원으로 4,000만원 초반대에 구입가능하다 보니, 벤츠 E클래스(1만4,646대) BMW 5시리즈(9,338대)에 이어 수입차 모델 판매 3위를 차지했다.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차종 보강과 더불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1회 충전 주행거리 500㎞이상의 3세대 전기차 출시를 내년 초로 정하면서 수입차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글로벌 시장의 중심축이 전기차로 자리잡으면서 국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국내 업체가 선도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개발ㆍ생산에 주력해 이번을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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