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다주택자가 집을 살때부터 취득세 부담을 대폭 끌어 올리는 '싱가포르 모델'을 포함해 사상 초유의 강도높은 집값 안정대책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싱가포르는 2주택자에게는 12%,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15% 수준의 취득세를 추가 부과한다”며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이런 예들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취득세를 강화한 싱가포르는 실수요자에게 취득세 1~4%를 적용하지만, 다주택자ㆍ외국인ㆍ법인 등에는 12~30%의 취득세를 추가로 부과한다. 이 대표의 발언은 당국의 각종 대책에도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자 보유세에 해당하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거래세에 해당하는 양도세와 취득세 등 강력한 투기 억제수단을 동시 다발로 꺼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12ㆍ6 대책과 6ㆍ17 대책의 후속 입법을 빠르게 추진해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각종 공제 축소 등 종부세의 실효세율을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를 국회 논의 과정에서 확실하게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발표한 12ㆍ16 부동산 대책에 ‘알파(α)’를 추가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2ㆍ16 대책 당시 정부는 현행 0.5~3.2%인 종부세율을 0.6~4.0%까지 높이고,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종부세 부담 상한을 200%에서 300%로 높이기로 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 같은 12ㆍ16 부동산 대책의 후속 입법을 추진하되, 이보다 세율을 더 높이거나 기본공제(1주택자 공시가격 9억원, 다주택자 6억원)를 낮추는 식으로 실질적인 세 부담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최근 6ㆍ17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집값이 상승하며 여론이 악화하자 강력하고 신속한 추가 규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책의 성공가능성에 국민여론은 유보적이다. 국국민 10명 중 5명은 당정이 예고한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에 대해 ‘효과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3일 전국의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6ㆍ17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 효과’를 물은 결과 ‘효과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49.1%, ‘효과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36.8%를 차지했다. ‘잘 모름’은 14.1%로 나타났다.연령별로는 20대와 60대에서 ‘효과 없을 것’ 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55.8%와 52.8%로 높게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효과 없을 것’이라는 답변이 대구ㆍ경북이 66.2%, 대전ㆍ세종ㆍ충청 60.0%로 전체 평균(49.1%)보다 높았다. 이어 부산ㆍ울산ㆍ경남(56.9%)과 경기ㆍ인천(47.8%), 서울(47.0%) 순었다. 반면 ‘효과 있을 것’ 응답은 광주ㆍ전라 67.3%, 제주 60.4%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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