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암살' 주장 힘 실릴듯... 실효성은 없어
올해 1월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을 숨지게 한 미국의 무인기 공습이 국제법과 유엔 헌장 위반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특별조사관은 6일(현지시간)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에서 이란군의 전략과 작전 책임을 맡았지만, 미국에 대한 임박한 위협은 없었다”며 “미 정부가 취한 행동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무인기 공격은 한 국가가 제3국 영토에서 자위권을 발동한 첫 번째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 대한 임박한 공격을 막기 위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했다”며 공습이 적법한 방어 행위라는 미군의 주장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칼라마르 조사관은 9일 이런 내용의 조사 결과를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유엔의 판단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을 ‘암살’로 규정한 이란 정부의 주장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이란은 지난달 29일 솔레이마니 살해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등 행정부 및 군 관계자 36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한편, 인터폴에도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은 이미 2018년 유엔 인권이사회를 탈퇴했고, 인터폴 역시 “정치ㆍ군사ㆍ종교ㆍ인종적 성격의 활동이나 개입 금지가 원칙”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혀 유엔의 결론은 사태 해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 권부의 2인자이자 군 최고 실세였던 솔레이마니는 1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 내려 차량으로 이동하다 미군 무인기의 폭격을 당해 현장에서 즉사했다. 그는 중동 전역에 이란의 대리군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은 솔레이마니가 이란과 연계된 민병대를 사주해 지속적으로 미군을 공격해 왔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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