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 "정부가 입양지원 등 끝까치 책임져야"
“은퇴 탐지견 입양,? 동물복제 반성 계기 삼아야"
검역 탐지견으로 일하다 은퇴한 개들 중 복제견을 중심으로 대부분 특발성 간질이나 근골격계 이상 등 건강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단체들은 “마땅히 보호받고 예우해야 할 국가 사역견들로 입양지원 등 정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기회로 동물복제 사업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13년부터 5년 동안 검역 탐지견으로 일하다 은퇴한 뒤 동물실험에 동원된 것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샀던 복제견 ‘천왕이’와 ‘페브’를 비롯 은퇴 검역 탐지견 8마리의 입양 공고를 냈다. 입양 공고는 오는 10일까지다.
하지만 공고기간이 열흘에 불과한데다 입양자에게 중요한 정보인 복제견이었다는 사실, 건강상태 등이 누락된 채 공고됐다는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기사보기: 은퇴 탐지견 천왕이와 페브 입양 가족 찾는다는데…)
은퇴견 거취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외부심의위원회에 참석했던 실험동물 전문구조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복제견 여섯 마리 대부분이 특발성 간질이나 근골격계 등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왕이(7세ㆍ수컷)는 사지운동 부조화에 뇌척수 질환이 의심됐고, 페브(8세ㆍ수컷)는 오른쪽 아래 턱에 물혹 배농치료를 받고 있다. 화성이(7세ㆍ수컷)와 화요일(5세ㆍ수컷)은 왼쪽 뒷다리에 전방십자인대 단열이 확인됐고, 토요일(5세ㆍ수컷)과 수요일(5세ㆍ수컷)은 특발성 간질 증상으로 약을 복용 중이다. 복제견은 아니지만 올해로 열두 살이 된 미키(암컷)는 우측고관절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을 앓고 있다.
하지만 검역본부는 이 같은 사실을 공고에는 내지 않았다. 검역본부 측은 “내부 논의를 거쳐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입양 문의가 오는 경우에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단체들, "치료비 지원 및 평생 돌봄 체계 갖춰야"
동물단체들은 검역본부가 입양 공고를 충실히 내지 않은 것과 관련, 복제견들의 건강상태에 이상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복제를 하게 되면 복제 대상의 좋은 점 뿐만 아니라 성격이나 건강상 문제점까지 모두 복제된다”며 "복제견들이 다섯 살에서 일곱 살에 은퇴할 만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알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어 "검역본부가 복제견 사업을 접고 유기견 가운데 선정해 탐지견을 양성하거나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는 복제견 사업이 잘못됐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복제견 사업이 부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권 단체 카라도 7일 ‘은퇴 검역 탐지견들의 가정 입양 공고 계기로 본 국가 동물복제 사업 반성의 필요성’이라는 글을 통해 검역본부에 △정기 검진과 치료비 지원 △입양 가기 어려운 은퇴견들의 평생 책임 돌봄 기준의 상향과 지원 시설 마련 △봉사자 연계로 투명한 보호체계 마련 등을 제시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진경 카라 이사는 “복제 은퇴 탐지견들을 입양 보낸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복제 연구 사업의 틀은 그대로 남아 있다”며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연구를 명목으로 재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입양자를 대상으로 전액 치료비 지원 등을 하기로 했고, 카라도 입양자와 입양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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