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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 무조건 처분? '사무실용 오피스텔, 부모님 거주용 어떡하나' 의원들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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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 무조건 처분? '사무실용 오피스텔, 부모님 거주용 어떡하나' 의원들 난색

입력
2020.07.08 19: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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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회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주택처분 서약 불이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한호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회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주택처분 서약 불이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한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안정을 위한 내부 단속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특히 다주택자로 분류된 의원들이 동분서주하는 분위기다. 4ㆍ15 총선을 앞두고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2년 안에 매각하겠다고 서약을 했기 때문에 이 스케줄을 맞추려던 의원들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당의 조치가 내키지 않지만 성난 민심에 내색조차 못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 내 다주택 의원들은 41명이다. 8일 한국일보가 이들 의원들의 입장을 들어본 결과 일단 당의 조치에 따르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 중에서는 오래전부터 부모님 등 가족들이 거주했거나,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들어 매도가 어렵다는 등의 속내를 드러냈다.  

불가피한 이유로 가족이 실제 거주하고 있는 집을 팔아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인천 지역구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2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한 다선 의원은 "인천은 1억 3,000만원, 삼성동은 1억 9,000만원으로 당장 삼성동 집을 팔아야 하는데 30년 전부터 아내가 살았었고, 현재는 장모님이 살고 있는데 이를 갑자기 팔라고 하니 난감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동 집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바로 팔리지도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태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다주택 의원들이 신속하게 주택을 처분하게 하겠다는 당 지침을 밝혔다. 뉴시스

김태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다주택 의원들이 신속하게 주택을 처분하게 하겠다는 당 지침을 밝혔다. 뉴시스


사무실로 사용하기 위해 구입한 오피스텔이 주택으로 분류된 의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도봉구와 종로구에 주택을 보유한 홍성국(세종갑) 의원은 이날 “도봉구 아파트는 실제 거주하고 있는 곳이고, 종로구 오피스텔은 2018년 세웠던 회사 사무실이었는데 오피스텔을 팔아야 하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윤준병(전북 정읍ㆍ고창) 의원도 "서울 은평구의 실제 거주하는 집 외에 공직 은퇴 후 사무실로 쓰려고 4년 전 구입했던 마포구 오피스텔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일단 업무용으로 보유했던 오피스텔을 처분할 계획이지만, 거주 목적이 아닌 업무용 공간을 보유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비쳤다.  

투기 조정지역인 경기 의정부와 양주에 주택을 보유 중인 정성호(경기 양주) 의원은 1993년과 2002년에 구입한 집이 뒤늦게 조정지역이 돼 한 채를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 의원은 “의정부 집은 내놓은 지 10년이나 됐지만 30년 된 50평짜리 집을 아무도 사지 않고 있다”고 난처한 상황을 전했다. 지역구에 구입한 아파트가 뒤늦게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경우도 있다. 인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한 재선 의원은 “지역구 의원 입장에서 지역에 집을 추가로 구입했는데 갑자기 수도권 집값이 뛰어 (투기과열 지구로)묶인 걸 어쩌나 싶다”면서 “상식적으로 제 값은 받아야 할텐데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 중 가장 많은 주택을 보유한 이개호(전남 담양ㆍ함평ㆍ영광ㆍ장성) 의원은 5채 모두가 투기 지역에 해당하지 않지만 1채만 남기고 정리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국민 정서 상 지방에 있다고 해도 예외가 없는 듯해 당 방침대로 1채만 남기고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조소진 기자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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