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이른바 ‘집값 파동’을 고리로 더불어민주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통합당은 사태의 근본 원인을 정부의 잘못된 정책 탓, 전문성 없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탓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공급 확대’로 정책의 방향을 완전히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9일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을 물어 김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정책 실패를 성난 민심에 기대어 공직자들 집 처분하는 걸로 해결하려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조속히 김현미 장관을 해임하라. 그렇지 않으면 국회에서 해임건의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합당은 기본적으로 ‘투기 억제’에 초점을 맞춰 설계된 정부 정책이 시장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본다. 국토부 출신으로 당 정책위 산하 부동산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은 송석준 의원은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실수요를 넘는 과도한 투기 수요에 대해서는 징벌적 과세를 비롯한 규제가 필요할 테지만, 실수요자에게는 세제 등을 완화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당 경제혁신위원장인 윤희숙 의원도 전날 “돈이 갈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국민들이 지방에 집을 사서 임대업을 하든 여름에 놀러가는 용도로 활용하든, 그런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굉장히 건설적인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야권 일각에서는 다주택 보유 인사들에게 신속한 처분을 권고하는 여권의 분위기가 통합당으로 번질까 걱정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참여연대 주거권네트워크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의 분석 결과 통합당 소속 의원 103명 중 다주택 보유자는 40명(38.8%)으로 176명 중 42명(23.3%)인 더불어민주당보다 그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과 자신의 지역구(강원 강릉)에 집 두 채를 보유하고 있는 무소속 권성동 의원은 8일 “둘 다 실거주용이다. 투기 목적이 아닌 한 비난하는 것은 좀 그렇다”면서도 “정치인은 고위 공직자고, 국민의 모범이 돼야 하기 때문에 실거주 목적이 아닌 부동산은 처분하는 것이 맞다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여권의 전형적 ‘물귀신 작전’이므로 이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통합당 내에선 강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부동산 처분을 논하는 것 자체가 반헌법적 발상인 데다, 여권의 물타기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대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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