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주자, 인권변호사 이력 등 조명
NYT "朴, 코로나19 가장 공격적 대응해"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망하면서 주요 외신도 관련 기사를 일제히 긴급 보도로 내보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해외 언론은 특히 박 시장이 잠재적 대권주자였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성추행 혐의 피소 등 사망 원인과 관련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막강한 ‘선출직 공무원’이 숨졌다”며 박 시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 중 하나였다고 소개했다. NYT는 또 그가 한국 최초의 성희롱 사건에서 승소한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최근 몇 년간 한국사회를 강타한 ‘미투(나는 고발한다) 운동’을 조명했다. 이어 박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 가장 공격적인 지도자로 일한 점 등을 거론한 뒤 그의 경력을 두루 짚었다.
로이터통신은 국내 언론기사를 인용해 “딸이 실종 신고를 한지 하루 만에 박 시장의 시신이 발견됐다”며 그의 인권운동 이력을 자세히 살폈다. 통신은 “박 시장은 저명한 인권운동가로서 2011년부터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양성평등 촉진 정책을 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18년 미투 운동 당시 유력 정치인 등을 고소한 여성들의 용기를 높이 평가하고,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대권 도전 등 박 시장의 정치적 위상을 진단한 기사도 많았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와 영국 BBC방송은 각각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하나" “유력한 대권주자”로 평했고, 미 CNN방송은 “박 시장이 두 번째 힘있는 자리에 오른 것은 한국인들이 기득권 정치에 질렸다는 신호였다”고 분석했다. CNN은 “박 시장이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희망이었다”고도 했다.
일본과 중국 매체들도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을 실시간 타전하며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그의 부재가 진보진영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교도통신은 “박 시장이 5월 여론조사에서 60.5%의 지지율을 얻는 등 서울 시정은 비교적 안정돼 있었다”면서 “범 여권이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NHK방송도 “인구 1,000만 수도의 행정을 이끌던 진보진영의 리더가 갑자기 숨져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에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박 시장 사망 이슈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국 웨이보에는 한 때 ‘서울시장’이라는 해시태그가 집중적으로 올라오며 “박 시장을 기억하겠다”는 추모 글이 달리고 있다.
박 시장은 앞서 9일 오전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된 뒤 이날 0시1분쯤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인근 성곽 옆 산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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