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시청 앞 광장 시민 분향소 설치
코로나19 확산 방지 위해 소독·거리두기
"여느 정치인들과는 다른 사람이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서울시청 앞 광장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분향소가 11일 마련됐다. 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무더위에도 분향소에는 박 시장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이 안타까운지 분향소를 나와서도 한동안 발길을 떼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시민도 적잖게 눈에 띄었다. 추모 분위기 속에서도 광장 인근에선 시민분향소 설치를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민분향소의 공식 조문이 시작됐다. 하지만 조문객을 받기 전부터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조문을 시작했을 땐 이미 서울시청 앞 잔디 광장을 빙 두를 정도로 긴 줄이 만들어졌다. 오후 5시 기준 분향소를 다녀간 시민은 4,000여명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됐다.
시민들은 저마다 박 시장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그를 추모했다. 서울 시민인 위세걸(33)씨는 "외국인 유학생이다 보니 유학생 설명회나 정책토론회에 가면 박 시장을 만날 수 있었다"며 "시민의 일원으로 인정해 주는 느낌이 들었고 정책적으로도 큰 도움을 받았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황망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소속 청소 노동자였다는 김모(56)씨도 "직접 뵌 적은 없어도 (박 시장에 대한) 애착이 컸다"며 "많은 서울시민들이 당황스럽고 슬픈 기분을 쉽게 떨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조문을 마친 이들 중에선 영정 사진 앞에서 발길을 한동안 떼지 못하고 "시장님 가지 마세요"를 외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배모(34)씨도 “박원순 시장의 지지자는 아니었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던 그의 마지막 길을 추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분향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박 시장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 치르는 것을 두고 불편해 하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박 시장을 시민 세금을 들여 장례를 치러주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한 여성은 '박 시장의 사고를 의인(義人)화 하지 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한 보수단체는 '‘백선엽 장군도 국가장으로 진행하라'며 집회를 열었다. 이에 박 시장 지지층이 몰려와 서로 욕설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오후 서울특별시장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40만명을 넘어섰다.
박 시장 장례는 서울특별시기관장(葬)으로 5일간 치러치며 발인은 13일 오전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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