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식 입장 발표는 없지만 추모 행렬?
조문정치 논란 불식 차원인 듯
유족 "대전현충원 안장 충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 정부와 여권 고위 관계자들이 12일 일제히 백선엽 장군 조문에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 장례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조문 정치’ 논란을 차단하고, 백 장군의 공과 과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8시 30분쯤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민주당 의원과 함께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백 장군 빈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친 이 대표는 ‘빈소에서 유가족과 무슨 말씀을 나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답하지 않았다. 이틀 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를 찾은 뒤 의견을 밝힐 때와 대조적이었다. 이 대표는 당시 심경을 밝히던 도중 ‘고인에 대한 의혹에 당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이 없으시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예의가 아니다”라며 언성을 높였다. 기자를 향해 모욕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가 조문이 끝난 뒤 따로 마련된 접견실에서 상주와 함께 백 장군과의 추억에 대해 이러저러한 말씀을 나눴다”고 밝혔다. 2005년 총리 시절 총리공관에서 함께 식사와 환담을 나눴던 기억을 주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장례 과정 중 논란이 된 국립서울현충원 안장과 대전현충원 안장을 두고는 상주 백남혁씨가 “이미 고인이 건강하던 시절 대전현충원으로 가기로 가족들과 이야기가 돼 있었고, 고인의 뜻 역시 대전이든 서울이든 다 같은 대한민국 국립현충원”이라고 전했다고 송 대변인은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조문하고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백 장군은 6ㆍ25전쟁 초기 1사단장으로 다부동 전투 승리를 이끈 영웅으로 평가 받지만, 일제 강점기에는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이력으로 친일 논란이 일었다. 이에 현충원 안장 문제를 놓고 진영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백 장군 별세에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다만 ‘공과 과를 구분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조문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날 오전 홀로 백 장군 빈소를 찾았던 민홍철 의원은 “여러가지 논란은 있었지만 국방위원장 입장에서 군의 원로셨고, 6ㆍ25 전쟁에 공헌하셨다는 점에서 애도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영민(왼쪽부터) 대통령비서실장이 서훈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김현종 2차장과 함께 1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도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백 장군 빈소에 보내 애도를 표했다. 이날 오후에는 노영민 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제1차장, 김현종 제2차장이 함께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다. 노 비서실장은 방명록에 “한미동맹의 상징이시고 한국군 발전의 증인이신 백선엽 장군을 애도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정세균 총리도 조문을 마친 뒤 “고인은 6ㆍ25전쟁에서 큰 공훈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당권 도전에 나선 이낙연 의원도 이날 오후 7시 20분쯤 백 장군 빈소를 찾았다. 이 의원은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언급했고, 현충원 안장 논란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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