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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소득증빙서류로 대출 받으면 취업 막힐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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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소득증빙서류로 대출 받으면 취업 막힐 수도 있습니다"

입력
2020.07.14 12:00
수정
2020.07.14 15:2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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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청년 대상 '소비자 경보' 발령
직장 없는 청년에게 소득 서류 위조해 '사기 대출'
업자에 대출금 30% 수수료...이자 부담 악순환 고리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대학생 A(26)씨는 지난해 3월 급전이 필요했지만 달리 돈을 구할 방법이 없었다. 학생이라 소득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한 대출업자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서 대신 대출금의 30%를 수수료로 요구했고, A씨는 흔쾌히 응했다.

수수료는 A씨가 한 기업에서 급여를 받고 있는 것처럼 은행 ‘예금입출금내역서’를 조작하고, 위조된 ‘재직증명서’를 저축은행에 제출하는 대가였다. 위조된 서류들을 제출하고 A씨는 총 1,880만원을 3년 만기 연리 20%대에 빌렸고, 564만원을 대출업자에게 주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이런 방식으로 급전이 필요한 청년층에게 접근해 대출금의 30%를 떼어가는 ‘작업대출’이 벌어지고 있다. 금감원이 저축은행 업계와 함께 소득증빙서류를 점검한 결과 43건, 2억7,200만원의 작업대출이 적발됐다.

저축은행들은 작업대출자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우선 대출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서류는 온라인으로 제출하는데, 위조된 재직증명서 등 소득증빙서류는 원본과 매우 유사해 저축은행 직원이 진위를 구별하기 어려웠다.

재직증명서를 바탕으로 실제 재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회사에 전화하면 작업대출자에게 연결됐다. 당연히 작업대출자는 회사관계자인 척 하며 대출자가 재직 중이라고 허위로 확인해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대출이 실행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점검으로 드러난 작업대출 이용자 대부분이 90년대생으로,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이란 점이다. 작업대출은 공ㆍ사문서 위ㆍ변조로 이뤄지는 ‘사기대출’이다. 대출신청자도 형사처벌 대상이다. 이후 ‘금융질서문란행위자’로 등재돼 모든 금융사에서 금융거래가 제한되고 취업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실제 대출금을 전부 사용하지도 못하고, 상당한 이자 부담에 다시 급전이 필요한 악순환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앞선 A씨 사례만 봐도 그렇다. 작업대출 업자에게 대출금의 30%인 564만원을 지급하고 남는 대출금은 1,316만원뿐 인데, 3년 동안 부담해야 할 이자는 총 1,017만원 가량이다. 불법으로 빌린 돈에 버금가는 돈을 또 갚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는 것이다.

금감원은 청년층 대출희망자를 대상으로 소비자 경보(단계: 주의)를 발령했다. 이와 함께 청년ㆍ대학생들에게 금융애로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자금 제도를 이용할 것을 추천했다.

대표적인 제도로 ‘햇살론 Youth’를 꼽을 수 있다. 햇살론 Youth는 만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1,200만원 이내(연이자 3.5%, 대출기간 15년)로 대출해주는 서민금융 상품이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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