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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최저임금 많이 올려 일자리 잃는 것이 노동자 생계에 훨씬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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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최저임금 많이 올려 일자리 잃는 것이 노동자 생계에 훨씬 부정적"

입력
2020.07.14 11:49
수정
2020.07.1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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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소 인상률에 공익위원 "단순 비교 어려워"
최임 규모 과거 '야구공'이라면 지금은 '농구공'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9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9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1988년 제도 도입 이래 가장 낮은 1.5%로 14일 결정됐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인 2.7%보다 낮다. 이로써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30원 오른 8,720원이 된다.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간 격차를 좁히지 못한 탓에 공익위원 측이 제시한 안이 최종 확정된 것으로,  표결에 부쳐 참여 위원 16명 중 9명의 찬성으로 의결됐다. 표결에는 사용자위원 7명과 공익위원 9명이 참여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 전원과 사용자위원 2명은 공익위원 안에 반발해 퇴장했고,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4명은 회의에 불참했다.

공익위원들은 최저임금 인상률 1.5%를 결정한 배경으로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0.1%) △소비자물가 전망치(0.4%) △근로자 생계비 개선분(1.0%)을 합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공익위원들은 외환위기 때보다 낮다는 지적에 대해 그 때와 지금은 단순 비교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 공익위원은 이날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역대 최저 인상률은 맞지만 이미 최저임금 규모는 훨씬 커져 예전에는 야구공이었다면 지금은 농구공"이라며 "1997년 인상액(1998년 9월~1999년 8월 적용)은 40원에 2.75%, 그 다음 최저 인상률인 2010년 (적용) 인상액은 110원, 올해 인상액은 130원으로 인플레이션을 고려해도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내년도 최저임금과 관련한 최저임금위원회와의 일문일답.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9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9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_역대 가장 낮은 인상률이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보다 낮다.

"IMF 위기 당시의 인구구조와 산업은 20년 넘게 흐른 지금과 근본적으로 판이하게 다르다. 최저임금 인상률의 절대 값을 갖고 두 시기를 표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오판 가능성이 있다. 일단, 노동시장 환경이 굉장히 달라졌다. IMF 때는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선진국이 아니었다. 저임금 노동자가 훨씬 많았다. 그 전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 역시 비교할 수 없다."

_저임금 근로자 생계 개선에 인상률 1.5%가 충분하다고 보나. 

"우리는 이번 의결 과정에서 몇 가지 고려한 사항이 있다. 우선 경제 위기, 불확실성이다. 이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 두 번째는 무엇보다 생계라고 하는 것은 소득도 중요하지만 일자리가 생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판단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가장 먼저 조정하는 대상이 노동력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이 기대 이상으로 올랐을 때 초래될 수 있는 일자리 감축 효과가 노동자 생계에 부정적 영향이 훨씬 크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_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악영향과 관련해 구체적 자료는 있는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영향은 학자들 사이에서도 통계적 기반 논쟁이 있다는 걸 여러분도 잘 아시리라 본다. 공익위원들은 이번 결정 과정에서 다수 현장을 방문했다. 사용자 단체나 기관, 노동조합, 알바노조나 기타 IT(정보기술)업체 노조 등 20개 단체를 찾았다. 특히 사용자 단체 방문 과정에서 일종의 시간 쪼개기, 초단시간 근로, 15시간 미만 일자리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노동시장에서 다수 활용되고 있다든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가족 경영 체제로 전환하는 사례 등을 현장에서 많이 목격했다. 실제로 이러한 사례들이 일반화 가능성이 있는지는 따져봐야겠으나, 적어도 공익위원들이 인터뷰한 바에 따르면 이처럼 감염병 국면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의 대응 방식은 일자리를 위협할 정도라고 판단됐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8720원으로 의결됐다. 올해(8590원)보다 130원(1.5%) 오른 금액이다. 사진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의 모습. 뉴스1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8720원으로 의결됐다. 올해(8590원)보다 130원(1.5%) 오른 금액이다. 사진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의 모습. 뉴스1

_ 표결 결과가 총 16명 참여에 9명 찬성이다. 찬성표 모두가 공익위원인가. 경영계는 어떤 의견을 냈나. 

"최저임금위원회의 투표는 비밀투표다. 각자 소신에 따라 투표했다. 경영계는 특별히 1.5% 인상안에 대해 언급한 바가 없다. 공익위원들은 전날에 심의 촉진 구간(8,620~9,110원) 제시하고 수정안을 수 차례 제시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좁혀지지 않는 노사 간극을 목격했다. 이후 노사 양측 요청에 의해 공익안 제시를 요청 받았고, 이후 논의를 통해 단일안(8,720원)을 제시한 것이다."

_낮은 최저임금 인상률로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해지는 건 아닌가. 

"최저임금을 노동시장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의 구조적 격차를 해소하는 수단은 아니라고 본다. 다른 여러 구조적인, 제도적인 요인을 종합적으로 보고 모두가 함께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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