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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투복’ 입고 영면하는 백선엽, 전우들 묻힌 서울현충원 안 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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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투복’ 입고 영면하는 백선엽, 전우들 묻힌 서울현충원 안 들른다

입력
2020.07.14 18: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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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영결식 끝나면 바로 대전현충원으로

14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 분향소를 찾은 참전용사 송익선(95)옹이 백 장군 영정을 향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칠곡=뉴스1

14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 분향소를 찾은 참전용사 송익선(95)옹이 백 장군 영정을 향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칠곡=뉴스1


10일 별세한 백선엽 장군이 6ㆍ25전쟁 당시 국군이 착용했던 전투복을 입고 15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잠든다. 다부동전투 등 백 장군이 생전 언급했던 6ㆍ25 8대 격전지의 흙도 백 장군과 함께 묻힐 예정이다. 다만 장지인 대전현충원으로 가는 길에 국립서울현충원은 경유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현충원은 백 장군과 6ㆍ25 전쟁에 참전했던 전우들이 주로 묻힌 곳이다.

14일 육군 등에 따르면 백 장군의 발인(15일)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입관식에서 6ㆍ25 당시 착용했던 전투복과 동일한 미군 전투복을 수의로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자체 군복이 없었던 국군은 미군이 2차세계대전 때 입은 군복을 착용했다고 한다. 백 장군 유족 측은 골동품 시장에서 당시와 동일한 미군 전투복을 구입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결식은 15일 오전 7시 30분 서울아산병원에서 서욱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 때문에 참석 인원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역대 참모총장 등 40명 안팎으로 최소화했다.

고 백선엽 장군의 안장식을 하루 앞둔 1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장군 제2묘역에 마련된 백 장군의 묘역에서 장병들이 안장식 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고 백선엽 장군의 안장식을 하루 앞둔 1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장군 제2묘역에 마련된 백 장군의 묘역에서 장병들이 안장식 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영결식에서 서 참모총장의 조사와 송영근 예비역 중장,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추도사가 끝나면 운구차는 곧바로 장지인 대전현충원으로 향한다. 장지에 가기 전 고인과 인연이 깊었던 장소를 경유하는 관례를 감안할 때 서울현충원, 주한미군사령부가 있는 경기 평택시 캠프험프리스를 들를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곧장 장지로 가기로 결정됐다. 육군 관계자는 “백 장군은 6ㆍ25 전사자 묘역이었던 서울현충원 부지 선정 과정에 직접 관여할 정도로 서울현충원과 인연이 있지만 최근 안장 장소를 둘러싸고 괜한 오해를 부를 수 있어 경유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백 장군 유족 측은 최근 “서울이나 대전 모두 다 대한민국 땅이고 둘 다 현충원”이라며 “고인은 이미 대전에 안장되는 것으로 마음을 먹었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민족정기구현회, 역사바로세우기시민모임 활동가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의 국립묘지 안장을 반대하고 있다. 뉴시스

민족정기구현회, 역사바로세우기시민모임 활동가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의 국립묘지 안장을 반대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백 장군 발인 전날인 14일에도 그의 친일 행적과 대전현충원 안장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됐다. ‘6ㆍ25 전쟁영웅인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는 보수 진영과 ‘독립군 말살부대인 간도특설대에 복무한 친일 부역자는 대전현충원에도 안장해선 안 된다’는 진보 진영의 입장 차는 여전하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한국일보 통화에서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이 친일 행적이 있는 인물(백 장군)을 ‘영웅이자 보물’이라고 치하한 것은 엄연한 내정간섭”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교체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진영 시민단체로 구성된 ‘아베규탄시민행동’은 이날 국방부 청사 앞에서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가졌다.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백 장군의 서울현충원 안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조문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국군통수권자로서 백 장군 빈소를 직접 찾아 고인에게 예를 갖춰달라”며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서울현충원)는 6ㆍ25 때 숨진 12만 전우들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육군장이 아닌 국가장으로 치르고 대전이 아닌 서울현충원에 모시자는 주장도 귀를 기울여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백 장군 빈소에 조화만 보냈고 조문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대신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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