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적용효과 실태조사' 등? 살펴보니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과 사뭇 차이나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실시한 조사에서 근로자는 ‘3% 미만’, 사용자는 ‘동결’을 적정 인상수준으로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전 조사임을 감안하더라도, 노사가 이번 최임위에서 제시한 요구안과는 차이가 난다.
최임위는 15일 ‘최저임금 적용효과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분석 최종보고서’ 등을 공개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중 노ㆍ사ㆍ공익위원들이 참고한 자료다. 최임위 사무국은 ‘최저임금 결정에 △근로자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최저임금법 4조에 따라 매년 기초조사를 실시한다.
사업주 64.8% '동결' vs. 근로자 23.8% '3% 미만'
실태조사를 맡은 최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연구팀은 급여가 최저임금액의 1.5배를 넘지 않는 저임금 근로자 5,680명과 이들을 고용한 사업체 2,619개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적용 이후의 변화와 향후 최저임금 인상액 등에 대해 설문했다. 조사는 2019년 11월 이뤄졌다. 최저임금에 따른 실제 임금변화가 통계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최임위는 보통 2년 전 자료를 활용한다.
조사결과 2021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액의 적정 수준을 묻는 질문에 사업주의 절반 이상인 64.8%이 ‘동결’을 요구했고, 21.2%는 ‘3%미만’을 꼽았다. 반면 근로자 중엔 ‘3% 미만’을 적정 수준이라 답한 경우가 23.8%로 가장 많았고, ‘3~6% 미만’ 인상을 원하는 경우도 23.4%로 비슷했다.
이는 올해 최임위에서 노사가 제시한 수준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 심의에서 근로자위원은 16.4% 인상(1만원)을, 사용자위원은 2.1% 삭감(8,41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노사가 협의 끝에 마지막으로 제시한 3차 수정안에서는 근로자측이 6.1% 인상(9,110원), 사용자측은 0.52% 인상(8,635원)안을 내놨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악화 변수를 고려했다고 볼 수 있지만, 노사는 실태조사 결과를 얼마나ㆍ어떻게 반영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한편 실태조사시점인 2019년은 전년대비 최저임금이 10.9%로 크게 오른 상황이었지만, 사업주의 절반은 이로 인해 고용에 미친 변화가 '없다'고 주로(54.9%) 답했다. 신규 채용에 영향이 없었다는 사업체도 66.6%였다. 다만 이윤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사업체가 59.7%였으며, 이 같은 답변은 규모가 큰 100~299인 사업체(71.4%)에서 많았다. 근로자들의 경우 72.2%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급여가 인상됐다’고 답했다.
1.5% 인상률…명목 임금 상승률 예상치 0.5% 보다 높지만
최임위가 참고한 ‘임금실태 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임금총액 기준 명목 임금상승률 예측치는 0.5%다.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한 국내외 경제전망기관의 분석을 참고해 도출한 결과다. 이 분석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율(1.5%)은 임금상승률보다는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임위의 ‘비혼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 분석’상 2019년도 근로자 1인의 월 생계비는 218만4,538원인데, 내년도 최저월급(182만2,480원)은 이보다 36만2,058원 적다. 노동계가 이번 최저임금 결정액에 대해 “노동자의 불안을 심화한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저임금노동자는 최저임금액에 따라 실제 생활에 받는 압박이 달라진다”며 “경기가 안 좋아 직접임금 인상이 안되면 근로장려세제 등 사회임금을 보장하는 방안이라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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