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보도... 최대 2억7000만명 영향
공산당원 구분 어려워 현실성은 의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둘러싼 미ㆍ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보복 조치도 갈수록 강도를 더하고 있다.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공산당원이나 가족의 미국 방문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해당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 4명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형태의 중국 제재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초안에는 중국 공산당원이나 가족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이미 체류 중인 공산당원과 가족의 비자를 취소하는 방침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이나 국영기업 임원의 방문도 불허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개시된 이후 가장 도발적인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미국은 앞서 지난 2017년에도 이민법 조항을 근거로 자국 국익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며 이란과 예멘, 리비아, 소말리아, 시리아 등 이슬람 5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한 바 있다. 중국 내 공산당원은 9,200만명에 달한다. 가족까지 더하면 이번 조치의 대상은 2억 7,000만명까지 불어날 수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다만 선포안이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때리기'에 몰두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발언과 실제 행동이 달랐던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분야에서 중국을 맹비난하면서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높게 평가하고, 중국의 홍콩 민주화운동 진압에 침묵을 지켜왔다. 심지어 시 주석에 재선을 도와달라고 간청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현실적인 난제도 있다. 2018년 한 해 동안 미국에 방문한 중국인은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방문자가 급감하기는 했지만, 미 정부가 중국인 방문객이 공산당원인지 여부를 일일이 구분해 입국금지나 추방 등 조치를 취하기는 쉽지 않다.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소속 주드 블랑셰 중국 담당 연구원은 "중국 공산당원이라도 정책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중국 인구의 거의 10%를 제재 대상에 올리면 심각한 반미 정서를 촉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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