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 당일 연락두절 직전 자신의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방에 접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시장은 이 방에 접속하고 2시간쯤 지난 뒤 휴대전화가 꺼지면서 연락이 최종 두절됐고 이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17일 본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시장은 사망 당일인 9일 오후 1시 44분쯤 텔레그램에 개설된 '전국평화연대'에 접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텔레그램에서는 대화방에 참여한 이들의 이름을 클릭하면 최종 접속시간을 볼 수 있는데, 박 전 시장이 이 방에 최종 접속한 시간은 9일 오후 1시 44분으로 나타난다.
전국평화연대는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이 2년 전에 만든 텔레그램 대화방으로 참여자는 대략 200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해당 방에서 활동하는 A씨는 "전국에 퍼져 있는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이 서로 소통하기 위해 대화방을 만들었고, 이후 이 소식을 들은 박 전 시장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대화방에 들어가면 '전국평화연대 출범 축하드립니다. 서울시장 박원순'이라고 박 전 시장이 직접 쓴 축하문도 걸려 있다.
박 전 시장은 평소에도 이 방에 종종 들어와 지지자들에게 안부를 묻거나 격려하는 메시지를 남기곤 했다고 한다. 그가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남긴 건 10여일 전인데, 당시 지지자들에게 "수고가 많다"는 글을 남겼다고 한다. 다만 사망 당일 마지막으로 해당 대화방에 들어왔을 때는 별다른 메시지를 남기지 않았다.
박 전 시장은 9일 오전 10시 44분쯤 종로구 가회동 공관을 나선 뒤 오후 1시39분쯤 고한석 전 비서실장과 마지막으로 통화했다. 그는 이후 짧게 텔레그램 지지자 대화방에 접속했고, 2시간 뒤인 오후 4시쯤 주한 외국대사들의 공관이 몰려있는 성북동에서 그의 휴대폰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뒤 연락이 끊겼다.
사실상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지지자 모임을 찾은 셈인데, A씨는 이를 두고 "평소 지지자들과 소통했던 것으로 미뤄 보면, 자기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회한 같은 것이 있어 그랬을 것이라고 추정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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