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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美 비건에 "다음달 한미연합훈련 예정대로 하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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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외교부, 美 비건에 "다음달 한미연합훈련 예정대로 하자" 요구

입력
2020.07.20 01: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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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전환' 드라이브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제8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회의에 앞서 비접촉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제8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회의에 앞서 비접촉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외교부가 최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에게 '다음달에 잡혀 있는 한미 전시작전권(전작권) 전환 훈련을 일정 대로 실시하자'고 요구했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명분으로 '훈련을 계획대로 하는 건 무리'라는 미온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런 미국을 외교부가 나서서 설득할 정도로 문재인 정부의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의지가 크다는 뜻이다.

19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비건 대표가 서울에 체류한 8일 열린 한미 차관급 전략대화에서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문제를 협의했다. 전략대화에서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비건 대표에게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포함한 올해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을 정상적으로 실시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FOC는 전작권 전환을 위한 2단계 훈련이다. 한미는 지난해 하반기 정례적으로 열리는 한미연합훈련을 통해 전작권 전환 1단계 작업인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마친 상태다. 다음 달 열리는 한미연합훈련 중에 FOC 검증을 끝내는 것이 우리 정부 계획이었다. 이어 내년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을 마무리한 뒤 이르면 2022년 전작권 환수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예년 수준의 훈련 실시는 어렵다'는 미군 입장에 가로막혀 FOC 검증은 물론이고 한미연합훈련 여부 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조 차관의 요구에 "한국 입장을 알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고 한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한미훈련 논의는 '밀밀채널'(한국 국방부-연합사령부)로 이뤄지는 게 보통인데, 외교부가 나서서 비건 대표에게 FOC 검증 훈련을 요구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FOC 검증을 위해선 미국 본토와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군까지 한국에 입국해야 한다. 주한미군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키는 것도, 한국 입국 직후 2주, 미국 귀국 직후 2주씩 병력을 격리하는 것도 미군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이에 다음 달 정례 훈련을 축소 또는 연기하자는 것이 미군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훈련 강행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이번 연합훈련을 연기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임기 내 전작권 환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전후해 한반도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도 변수다. 국책 연구기관 전문가는 본보 통화에서 "미국 대선에 맞춰 북한이 군사 도발을 일으키면 전작권 전환 명분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면서 "정부로선 최대한 신속하게, 되돌릴 수 없는 수준까지 전작권 전환 작업을 끝내놓고 싶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영빈 기자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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