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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의, 코로나19 회복기금 합의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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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의, 코로나19 회복기금 합의 불발

입력
2020.07.20 09:03
수정
2020.07.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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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북부)이냐 '보조금'(남부) 이견 여전
"며칠 간의 나쁜 기운이 정치적 오명 남길 것"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앙겔라 메르켈(가운데)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논의를 위해 모였다. 브뤼셀=AFP 연합뉴스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앙겔라 메르켈(가운데)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논의를 위해 모였다. 브뤼셀=AFP 연합뉴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예정된 일정을 연장하면서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회복기금 집행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일부 회원국들 간 불신까지 공개적으로 노출되면서 이번 합의 불발이 정치적 오명으로 남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들 간 신뢰 부족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EU 정상들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열린 첫 대면 정상회의 일정(17~18일)을 하루 더 연장해서 7,500억유로(약 1,032조원) 규모의 경제회복기금과 1조740억유로(약 1,479조) 규모의 2021∼2027 EU 장기 예산안을 논의했지만 별 소득 없이 마무리된 상황에 대한 지적이다.

경제회복기금의 경우 '보조금'이냐 '대출금'이냐의 지원 형식 및 조건을 둘러싼 기존의 입장 차이가 꼬박 사흘에 걸찬 마라톤 협상에서도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재정적 여유가 있는 네덜란드ㆍ오스트리아ㆍ덴마크ㆍ스웨덴 등 북부지역 회원국들은 대출금 형식을 주장했고, 그마저도 노동시장 개혁 등을 전제로 제시했다. 일부는 아예 기금 자체를 축소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프랑스ㆍ이탈리아ㆍ스페인 등 남부지역 회원국들과 독일은 최소 4,000억유로 이상의 보조금 지급을 촉구했다.

앞서 EU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 4월 EU 집행위원회가 높은 신용등급을 이용해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려 코로나19 피해가 큰 회원국에 지원하자며 7,500억유로 규모의 경제회복기금 마련에 합의했다. 하지만 집행위가 보조금과 대출금으로 각각 5,000억유로, 2,500억유로를 책정한 직후부터 북부ㆍ남북 국가들 간 이해관계가 충돌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나쁜 거래를 할 바엔 차라리 손을 떼겠다"며 북부권 나라들을 비난하는 등 논란은 여전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보조금 비중을 4,000억유로로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북부 회원국들은 최대 3,500억유로까지만 수용할 수 있다며 거부했다.

가디언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일부 지도자들 간 극심한 불신이 노출됐다"면서 "브뤼셀에서의 며칠 간의 나쁜 기운이 정치적 오명을 남길지 모른다"고 촌평했다. 유럽 언론들은 모든 회원국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심각한 경제위기를 우려하고 있는 만큼 내달 중 한차례 더 합의 시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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